취임 한달 尹 대통령 성적…'소통' 긍정 vs '인사' 부정

장은현 / 2022-06-09 15:22:27
尹, 출근길 즉문즉답으로 소통 대통령 이미지 강조
'도어스테핑' 문화 정착…휴일엔 '국민 속으로' 행보
전문가 "지금까지 없었던 시도…지속성 지켜봐야"
검찰 편중·여성청년 배제 인선에는 부정적 평가
"미국 같은 나라도 그렇게 한다"며 독선 이미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전임과 달리 '소통'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현안 질문에 직접 답하는 등 언론에 수시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수집, 피자집을 찾아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데도 거침이 없었다.

대통령실과 내각 등에 대한 인선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은 아픈 대목이다. '여성 배제' 문제로 외국 언론 지적을 받자 부랴부랴 여성 전문가를 발탁했다. 검찰 중심주의, 능력주의 만능이라는 인식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매일 언론과 소통, 국민 접촉 친근감도 긍정 평가…외교 무대 데뷔도 성공적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대로 임기 첫 날부터 새로운 집무실인 용산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구중궁궐'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더 가까이, 투명하게 일하겠다는 취지였다.

매일 출근길 기자와 만나 메시지를 전하는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가물에 콩 나듯 언론을 대하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확연히 달랐다.

출근길 질의응답은 지난달 11일, 취임 둘째 날부터 이날까지 이어져 왔다. 윤 대통령이 1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면서 시작된 것이다.

지난달 13일에는 청사 1층에 위치한 기자실을 찾아 '아침에 자연스러운 질의응답 괜찮으신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 뭐 좋습니다"라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약식 회견)이라 불리는 이 자리에서 "통합은 너무나 당연해서 (취임사에 넣지 않았다)",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빠지면 국익에 피해" 등의 멘트가 나왔다.

점심 식사와 주말, 휴일 일정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대통령실 주변에 있는 국수집을 찾아 식사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노출했다. 근처 빵집에서 직접 빵을 골라 사는 것도 포착됐다. 해당 가게에서는 윤 대통령이 고른 빵을 모아 '윤 세트'를 내놨다고 한다.

취임 후 첫 번째 주말이었던 지난달 14일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서울 한 백화점에 깜짝 등장했다. 발 편한 구두 한 켤레를 사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광장시장을 찾아 순대와 떡볶이 등 간식거리를 샀다. 한옥마을에 들러 산책을 즐기기도 했다. SNS에는 윤 대통령 내외를 봤다는 목격담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한옥마을에서 산책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달 29일에는 청사 앞 잔디마당과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있는 윤 대통령 내외 사진이 공개됐다. 보안 상 문제로 논란도 일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출근길 질의응답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전 대통령들은 임기 초반에는 자주 모습을 보였지만 업무가 바빠지고 정치 이슈가 복잡해지면서 기자를 자주 만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출퇴근 하는 첫 대통령이니까(가능한 것)"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즉문즉답을 하다 말 실수를 하게 되면 대통령 본인에게도 영향을 주겠지만 외교 사안 등 국가적으로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을 자주 만나는 것보다 정말 소통하려면 심층적 기자회견을 정기적으로 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더 중요한 것은 의회와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구성원과 대화하지 않는다면 다른 소통은 소용없다"라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아직까지 야당 지도부를 만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외교 무대' 데뷔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미 동맹, 경제·안보 동맹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IPEF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역내 주요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윤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으로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 정상외교'로 순방의 첫 발을 떼는 셈이다.

검찰 편애 인사 지적에도…"필요하면 또 해야죠"

현재까지 윤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 출신 인물은 15명 정도다. 내각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 대통령실에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등이 포진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해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며 강변하는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 경악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검찰 출신을 더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나'라는 기자 질문에 "글쎄 뭐 필요하면 또 해야죠"라고 답했다.

또 "그런데 무슨 권영세(통일부 장관), 원희룡(국토부 장관) 같이 벌써 검사 그만둔 지 20년이 다 되고 국회의원 3선, 4선하고 도지사까지 하신 분들을 무슨 검사 출신이라고 얘기하는 건 좀 어폐가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다 법률가들이 가야 하는 자리이고, 과거 정권에서도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 만한 자리에 대해서만 (검사 출신을) 배치했고 필요하면 (추가 발탁을) 해야죠"라고 말했다.

윤 정부 인사 문제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게 아니다. 여성과 청년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두수 대표는 "인사는 나라의 구성원과 닮아야 하는 것"이라며 "남녀, 연령 분포 등을 고려하는 것이 '출세'한 능력자를 쓰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능력 있는 사람의 기준을 출세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며 "이러한 착각과 검찰이라는 좁은 인재풀 등으로 인사 참사가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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