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희미한 정의당, 쇄신·혁신 약속…이번엔 다를까

장은현 / 2022-06-02 17:41:32
6·1 지방선거 성적표 초라…원외 진보당보다 저조
여영국 "국민의 엄중한 경고 받아들여…더 성찰할 것"
인물 부재·대중 정당으로서의 한계·선거 구도 '삼중고'
이동영 "명확한 원칙, 일관된 방향 등 내부 문제 성찰"
정의당 지도부가 6·1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2일 총사퇴하기로 했다. 정의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했다. 인물 부재, 대중 정당으로서의 한계에 더해 거대 양당 구조가 더 공고화된 점이 패인으로 꼽힌다.

정의당은 내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이른 시간 내 당직 선거에 돌입할 계획이다. 

▲ 정의당 지도부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지고 총사퇴하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여영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갖고 "국민들의 냉정한 판단과 엄중한 경고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성찰하고 쇄신하는 마음으로 지도부 전원은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특히 몇 년을 준비하며 지방선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 밤낮없이 뛰어준 191명 후보자와 함께 했던 당원들께 큰 힘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한다"며 "진보 정당을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선거구 7곳에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여 대표도 개표 결과 4.01%를 얻는 데 그쳤다. 순위로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3위였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권수정 후보가 1.21%,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황순식 후보가 0.66%를 얻었다. 

호남권에서 광역 비례 의원 2명, 강원 춘천, 전남 목포 등에서 일부 기초 의원이 성과를 내 모두 9명의 당선인이 나왔으나 37명이 당선됐던 2018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게다가 원외 정당인 진보당에서 총 21명의 당선인이 나와 정의당에 앞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정의당은 20대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2.37%로 낮은 성적을 얻자 당의 혁신과 쇄신을 공언했다. 지난달 4일에는 이은주 원내대표, 장혜영 수석부대표, 류호정 원내대변인 등이 새 지도부를 꾸려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갖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건 확실한 쇄신 방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 높은 인물이 없는데다 특정 이슈에 올인해 대중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선거 구도도 정의당에 불리했다. 대선 후 20여 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거대 양당으로의 결집 양상이 뚜렷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 정의당이 정치적 효능감, 효용성을 주고 있느냐는 부분에 대한 성찰"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과제"라며 "이번 선거 기간 동안 현장에서 애정어린 비판을 준 분들도 '중심을 잡아라', '방향이 분명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보 정당이 초기에 열악한 정치적 조건 하에 출연했지만 존재 이유는 명확했다"며 "그러나 그 다음 방향과 원칙 부분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느냐 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대선과 지방선거로 평가를 했다고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언론 환경, 양당 독점 구조 등에 관해서도 분명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정의당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살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내주 비대위를 출범하고 조기에 당직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장태수 대변인은 통화에서 "당직 후보로 출마하는 분들이 그간의 정치 활동 전반에 대해 평가하고 새로운 비전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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