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쇄신노력 부족에 공감…"혁신 노력 이어야 "
이재명 책임론 일기도…당내 계파 간 충돌 가능성
의견 수렴 과정도 주목…더민초 "패착 반복 안돼" 지난 3·9 대선 패배로 출범했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 2개월여만에 2일 총사퇴했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는 명분에서다.
민주당은 새로운 비대위를 꾸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8월로 예정된 전대는 이르면 내달로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의 과오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환골탈태'를 이뤄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대위 구성원 전원은 별다른 이견 없이 총사퇴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전까지 임시 지도부 구성 관련 업무는 '당대표 직무대행' 박홍근 원내대표가 맡는다. 임시 지도부는 의총 의결 등을 통해 결정될 만큼 실권은 없는 자리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대 일정에 대해 "기존대로 하면 8월 하순인데 물리적으로 (조기 전대가) 가능할지 여부를 조금 더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의총과 당무위를 거치는 과정에서 전대를 빨리하는 게 필요하다면 당겨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 비대위 일동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먼저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2974명의 후보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대선, 지방선거 평가와 전대를 준비할 새 지도부는 의총과 당무위, 중앙위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대선 패배의 근본적 원인을 진단해 당의 체질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현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과 팬덤정치 결별, 당내 성비위 엄벌 등 쇄신요구는 지도부 간 세대교체론을 둘러싼 내홍으로 비화했다. '쇄신'에 초점을 두고 당론을 모으기보다는 지방선거 민심 이반을 우려해 갈등은 임시 봉합된 상태다.
고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모든 비대위원들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할 것인가, 객관적 평가에 따른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혁신을 위해서는 제대로된 원인 진단이 시작이다. 일부 비대위원은 회의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는커녕 '방탄 출마',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 논란을 일으키며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당선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 출마도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비대위원도 있었다"며 "새롭게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그런 것들이 결합해서 패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야기를) 길게 한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쇄신 방향과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의 당내 여론 수렴 과정도 주목된다. 민주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인정하고 포용하기보다는 당론이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좌지우지되면서 중도층 민심 이탈이 나타난 것도 참패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초선의원모임(더민초)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오늘이라도 모여 현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당의 지향점을 재설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고영인 의원은 '지난 5년' 평가와 새 지도부 구성에 대해 "소수가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리고 다수에게 추인을 강요하던 과거의 패착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의원들과 당권, 지지자, 일반 국민 등 다수가 폭넓게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전대와 맞물린 '당 쇄신론'이 계파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당선인 여의도 입성을 확정지은 첫날부터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비판론과 '특정인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는 옹호론이 충돌하고 있어서다. 이 당선인은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그는 보선 캠프 해단식에서 '당권 도전에 생각이 있느냐', '책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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