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측 "10년 굳건히 지켜온 중도노선에 국민 호응"
吳, 대선 질문에 "사치스러…시장책임 가볍지않다"
'親吳' 의원그룹 미미…차기 경쟁 대비 세확대 과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향후 4년 간 서울시정을 이끌게 됐다. 한번도 힘든 '소통령' 자리를 네번이나 맡는 '진기록'도 세웠다. 오 당선인은 6·1 지방선거 개표 결과 2일 새벽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낙승했다.
오 당선인의 집무 여건은 지난해 4·7 보선 승리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과 서울시의회 의원도 4년전보다 많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오세훈 효과'로 與 서울 구청장·시의원, 4년전보다 많이 당선…吳의 잠재적 우군
오 당선인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과반인 구청장과 서울시의원에 둘러싸여 '고립무원' 처지였다. 하는 일마다 제동이 걸렸다. 구청장 25명 중 24명, 시의원 108명 중 102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이젠 견제 세력이 약화돼 명실상부한 '오세훈표 시정'의 추진력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 오 당선인이 앞으로 잘하면 차기 대권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은 경기 다음으로 유권자가 많다. 시장에 대한 호평은 지지율 상승을 뜻한다.
오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과반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앞서가다 결국 압승했다. 그가 최대 승부처에서 크게 리드하면서 국민의힘 구청장, 시의원 후보에게 긍정적 효과를 줬다는 게 중평이다. '오세훈 효과'가 힘이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당선된 구청장들은 오 당선인의 잠재적 우군이다.
오 당선인은 또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등과 공동 유세를 갖는 등 수도권 선거 지원을 위한 강행군을 했다. 특히 "대장동 악당 따라가려면 철부지 악당의 갈길이 아직 멀다"며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저격하는 등 선봉장 역할도 톡톡히 했다.
반면 송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당선인에게 20%포인트(p) 안팎으로 뒤지며 줄곧 끌려 다녔다. 민주당 서울 구청장 후보 대다수는 약세를 면치 못한 송 후보 탓에 고전하며 손해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중도 이미지·무난한 시정'이 승인…정권 교체와 '컨벤션 효과' 등도 일조
오 당선인은 국민의힘에서 드문 '중도 이미지'가 강하다. 중도 노선을 표방하며 지난해 4·7 보선에서 승리한 뒤 무난히 시정을 이끈 것이 이번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오 당선인의 한 측근은 통화에서 "지난 10년동안 수모를 당하고 욕을 먹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중도노선을 지켜온 게 최대 자산"이라며 "국민들이 호응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로 물러난 뒤 '네가 당을 망가뜨렸다'는 지지층 비난이 이어졌다"며 "당대표 선거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른쪽으로 가지 않고 중심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로 여당 후보가 선전할 수 있는 정치적 토대가 마련된 점도 한몫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하고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청와대가 개방된 건 '보약' 같은 호재였다.
오 당선인은 2000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정치개혁을 주도하며 주목받았다. 돈 안쓰는 선거 문화를 정착시킨 '오세훈법'이 대표적 성과물이다. 2004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는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꺾으면서 첫 서울시장이 됐다. 당시 나이 45세였다.
2010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대선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이념적 유연성과 '소통령' 두 번의 경륜·중량감.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에다 세련된 화술까지. 팬덤을 거느릴 정치적 자산과 인간적 매력이 넘쳤다. 일찌감치 잠룡 반열에 오는 이유다.
2011년 이후 10년 정치 암흑기…4·7 보선 승리가 반전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가 변곡점이 됐다. 시장직을 중도사퇴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20대 총선, 2019년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 2020년 21대 총선. 나가는 선거마다 떨어져 정치적 암흑기를 보냈다.
4·7 보선은 반전의 기회였다. 10년 만에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불과 1년여 만에 또 한 번 서울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SBS방송과 인터뷰에선 '최초 4선 서울시장이 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라는 질문에 "저로서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시장의 업무가 대통령 업무에 비해 그 책임과 무게가 가볍지 않다"며 "서울을 글로벌 톱5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 당선인의 시선은 차기 대권에 쏠려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당초 20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결론은 4·7 보선이었다. 오 시장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야권 후보로 급부상한 윤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진로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 도전을 위해 풀어야할 숙제는 당내 지지그룹을 확대하는 일이다. 원내 지원 세력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오 당선인의 측근은 "원외 당협위원장 중에서 오 당선인을 목숨 걸고 지키며 따르겠다는 충성파는 제법 있다"며 "그러나 당내 의원 그룹 중에선 줄서는 사람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의원이 10명 정도는 있어야 차기 경쟁에서 세싸움을 해볼 수 있다"며 "'친오(친오세훈) 그룹'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보는 의원들도 다음 총선을 위해 오 당선인과 손잡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을 뒷받침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실정'으로 정권교체 밑거름이 됐던 부동산 정책이 관건이다. 보수에 가까운 윤 대통령과 중도의 오 당선인이 공조하는 게 관건이다. 4선 시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