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대선후보' 높은 인지도 주된 승리요인
'이재명 효과' 없다시피…입지 타격 불가피
'사법 리스크' 부담 덜지만 당권도전 난항 전망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55.23%를 얻었다.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4.76%)와 10.47%포인트(p) 차다.
직전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패한 대선후보 출신과 무명 정치인의 대결은 인지도부터 하늘과 땅 차이일 만큼 기울어 있었다. 게다가 계양을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내리 5선한 지역구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 당선인이 계양을을 택한 명분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자기 지역구 선거운동보다 전국 유세에 집중해 '승리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절반의 승리'로 평가된다. 총 17곳 광역자치단체장에서 텃밭 4군데에 '최대 격전지' 경기를 겨우 건졌다. 20대 대선 패배에도 과감한 반성과 쇄신이 전무했던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과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국정안정론이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선 때 대선 후보와 당 대표로서 패배 책임이 가장 큰 이 당선인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전면에 나선 게 최대 패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패배한 '0선' 대선후보, 여의도 입성하다
패배한 대선 후보는 최소 1년의 휴식기를 갖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 당선인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패배 한 달 만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으로 온라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정계 복귀의 기지개를 켰다. 이 당선인에 대한 지방선거 역할론, 보궐선거 등판론 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게 이 때다. 출마지로는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지역구였던 성남 분당갑과 계양을이 거론됐다.
정권 출범 초기로 국정안정론에 힘이 실린 여당에 비해 정부를 견제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도 이 당선인을 다시 선거판으로 이끌었다. 결국 지도부는 이 당선인을 6·1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이자 계양을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그는 공식 출마 선언에서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며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거 국면은 녹록치 않았다. 곧장 '명분 없는 출마'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험지도, 연고지도 아니어서다. 대장동 개발,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방탄 출마' 비난이 빗발쳤다.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계양을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선거 막바지엔 송 후보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승부수로 띄웠다. 그러나 관광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제주 민심엔 '대형 악재'라는 우려가 나왔다. 수도권 득표율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전체 선거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직전 대선후보' 높은 인지도는 승리요인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의 25%p 이상 승리와 비교해도 그가 가진 득표력이 이번 지방선거 전반 뿐만 아니라 계양을에조차 미치지 못했다는 게 중평이다. 출마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공세에도 이 당선인이 승리한 이유는 '대선후보 경력'으로 요약된다.
이 당선인 캠프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지율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 이 당선인은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집계되는 민주당 지지율보다 10%p 이상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이라며 "반응은 다르더라도 그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낸 성과도 지역구민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지역구민이 바라시는 대로 성실하게 역량을 발휘해 지역 발전에 도움 되는 일들을 최대한 잘 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계양을이 민주당 텃밭인 점도 승인으로 꼽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계양을은 수도권 전체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열 손가락 안"이라며 "지역 구성원도 젊은층이 많고 정서도 진보적이라는 점에서 윤 후보가 호소력 있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험대 선 영향력…차기 당권경쟁 치열할 듯
상처뿐인 승리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당에서 격전지로 꼽았던 7곳 중에서 경기 1곳만 겨우 이겼기 때문이다. 체면치레는 했다는 평가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의 책임론이 동시에 대두된다.
경기 포함 5곳 승리는 야당 입장에선 '선방'이다. 지방선거 책임론에서 자유롭진 않겠지만 당권 도전을 위한 명분은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선거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 향후 당 주도권을 장악하는 과정에 적잖은 반발도 예상된다. 친 이재명 세력과 책임론을 내세우며 견제를 시도하는 세력 간 당내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안정적 당권 확보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본인과 주변 '사법 리스크' 부담은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입지와는 별개로 정치적 리더십을 훈련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내경험이 없는 '여의도 비주류'라는 게 이 당선인의 정치인으로서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라며 "자치단체장 관점이 아닌 국정 전반을 놓고 사고하는 훈련과 의원들 간의 소통을 통해 국정 운영 감각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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