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막판 변수…'김포공항 이전' 표심 영향은

조채원 / 2022-05-30 16:50:51
與 "유권자 협박" vs 野 "악의적 선동" 공방 격화
이재명 입장 재확인…송영길도 "공론화 필요"
정치전문가 "개발공약 성격상 野에 유리" 전망
"李 당선엔 유리, 전국 선거엔 도움 안돼" 평가
"李, 자기 살겠다고…이기적·탐욕적 구상"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공항 용지 및 일대를 개발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개발 대상 지역이 인천 계양구·서울 강서구·경기 김포시를 아우르는 만큼 수도권 표심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카드가 불리한 판세를 뒤집는 승부수가 될지, 되레 굳히는 자충수가 될 지 전망이 엇갈린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에서 정책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30일 김포공항 이전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대전 현장회의에서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한 공약을 놓고도 당에 대한 지역의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치세력"이라고 맹폭했다. 허은아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포공항 이전은 이 위원장이 지난 대선 당시 공항 부지에 20만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며 내놓았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이미 한차례 포기한 공약"이라며 "당내 설득도 제대로 하지 못한 공약으로 과연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악의적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공항 이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계양과 인천을 위해 김포공항은 인천으로 통합 이전하는 게 국가나 지역과 국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은 공약 단계이고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당연히 수도권, 충청, 호남, 제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앙정부의 협조를 얻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도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김포공항은 서울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공항으로 그 나름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예로 들며 "세계 주요 도시들이 수도권에 국제공항을 짓고도 '김포공항' 성격의 공항들을 유지하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반대론도 나왔다. 조응천 비대위원은 CBS라디오에서 "대선 때에도 제가 국토위 간사로서 여러 가지로 분석해봤을 때 '이거 안 되는 거다'라고 얘기를 했던 내용"이라며 " 인천공항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은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지금 잘 없다"고 지적했다.

김포공항 이전론 등장은 이 위원장의 계양을 선거 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전반에서 '이재명 효과'는 고사하고 계양을에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던지는 '최후의 승부수'라는 점에서다. 정치전문가들은 해당 공약이 야당 수도권 득표율에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지역 개발은 선거 국면에서 표심을 끌어당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라며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합의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또 완전히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소재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지방선거 영향에 대해선 "진영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중도층의 경우 참신한 발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통화에서 "어느 정도의 폭발력을 지닐 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일단 이슈를 선점한 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김포공항 이전을 통한 지역개발 문제는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2000년대 초중반부터 보수·진보 진영 모두에서 제기됐던 내용"이라면서다. 이어 "시의원급에서 나왔다면 조용히 묻혔겠지만 해당 공약을 실제로 추진해낼 수 있는 체급을 지닌 이 위원장이 띄웠기에 여당이 더 강한 공세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해당 공약이 이 위원장 당선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전국 선거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도부 갈등을 봉합한 민주당이 또 내홍에 휩싸인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고 공약에 대해 입장이 다른 경기·제주 지역 민심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라디오에서 "대통령 후보까지 나온 사람이 분당 버리고 계양에 와 질 것 같으니 2, 3일 남겨놓고 '김포공항 옮길게' 한 것"이라며 "자기 살겠다고 당의 다른 후보를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구상일 뿐만 아니라 '매표정치'이자 떴다방식 호객행위"라고 원색 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얼마 안되는 '우세 지역'인 제주지사와 제주을 보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엇박자' 수습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중앙당 공약은 아니고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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