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피크제 무효"…사업장마다 재논의 불가피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2-05-26 16:38:30
"연령만으로 임금·복리후생에서 차별하는 건 고령자고용법 위반"
임피제 유효성 판단 첫 기준 제시…"타당성·불이익 정도 고려해야"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란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임금피크제와 관련 처음으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결이다.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사업장마다 임금피크제를 두고 재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퇴직자 A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연구기관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고령자고용법 4조의4 1항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이 조항은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전후해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고령자고용법(4조의4 1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갖고 노동자나 노동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며 고령자고용법이 규정한 연령 차별의 '합리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기준을 설정했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1991년 A씨는 B연구원에 입사한 뒤 2014년 명예퇴직했다. 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09년 1월에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A씨는 2011년부터 적용 대상이 됐다.

A씨는 임금피크제 때문에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으로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이 사건 성과연급제는 원고(A씨)를 포함한 55세 이상 직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 때문에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 관해 차별하는 것"이라며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B연구원이 노조의 동의를 얻었다고 해도 취업규칙의 내용이 현행법에 어긋난다면 그 취업규칙은 무효라고 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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