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찾은 한덕수, 협치·통합 강조…변수는 '법사위원장'

장은현 / 2022-05-24 14:39:21
韓, 총리 취임 후 野 찾아 인사…'협치' 의지 밝혀
정부·여야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 구상 계획도
尹 "책임 총리로서 대통령에게 제대로 조언해야"
후반기 원구성 뇌관…민주 "野몫" vs 與 "합의파기"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상호존중 인식 하에서 신뢰를 쌓고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협치라는 말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어떠한 조언이라도 서슴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총리 방문을 받고 "새 정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의 뜻을 합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주길 바란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특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줄 것을 요청드린다"면서다.

이어 "협치라는 말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말뿐인 협치가 아니라 행동이 뒤따르는 협치여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책임 총리' 관련 주문도 있었다. "한 총리가 책임 총리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민심과 국회 의견을 가감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어떠한 조언이라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윤 위원장은 "여소여대 정국이 잘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며 "긍정적으로 보면 오히려 과거 여소야대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웠고 국회가 더 생산적으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대를 존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회와 정부가 대화하고 협력하는데 한 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한 총리는 "윤 위원장이 말한 한 가지 한 가지 사안에 관해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렇게 실행하려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국정 동반자가 되기 위해 정기적이고 구체적으로 국회와 협의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제도적으로 (협의체 구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총리에 따르면 어떤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하기 전 '실무 그룹'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한 뒤 최고 결정권자들이 합의하는 형식의 협의체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냈던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늘 중장기적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통합'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며 "저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책임총리 관련해선 "윤 위원장의 말대로 책임총리로서 대통령에게 할 말은 반드시 하겠다"며 "이번 총리직이 저의 마지막 공직이고 마지막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협치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사퇴하면서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일시 해소됐다. 이것을 계기로 여야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한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발언 대부분을 통합에 맞췄다.

그러나 여야 대치 국면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의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사위원장직 논란은 민주당이 지난해 7월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하며 본격화했다. 당시 민주당 윤호중,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합의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법사위원장직 사수에 총력을 다할 기세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서로 다른 정당이 맡는 것이 협치를 위한 여야 상호 존중"이라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년간 민주당은 법사위 기본 책무를 망각했다"며 "민주당의 법사위는 '날치기 사주위원회', 즉 '날사위'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앞에서는 한덕수 총리 인준에 협조해줬다고 말하면서 뒤에서는 여야 합의를 파기하면서까지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집하는 데에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검찰개혁 관련 후속 입법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 자리가 꼭 필요한 것이다.

지지층 결집을 이끌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국민의힘에게 넘기게 되면 내부 분열이 일어 당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관점이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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