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지방선거 '역풍' 고려한 듯
'협치' 띄운 여야…정호영 낙마 가능성
韓 "통합·상생 힘쓰겠다"…與 "협치 첫발"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가 여야의 진통 끝에 탄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20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당선인 신분으로 한 후보자를 지명한 지 47일 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했다. 한 후보자 인준안은 출석 의원 250명 가운데 찬성 208명, 반대 36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총리 인준 기준은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이다. 인준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안 가결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의총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이 처한 여러가지 대내외적인 경제상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의 긴장 구조에서 총리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새 정부 출범에 야당이 막무가내로 발목잡기를 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승적으로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 참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적격한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방지법',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방지법 입법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윤 의원장은 "부적격자를 총리로 임명하는 데 막아내지 못한 점은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한 후보자는 부적격하지만 새 정부 첫 총리라는 점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의결을 모았다"며 "정부와 국민의힘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지 말고 진정성있는 통합과 협치를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이틀에 걸친 청문회를 마친 뒤 한 후보자의 전관예우 문제 등을 지적하며 일찌감치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여당과 협상 기류도 보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낙마 0순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한덕수 불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박완주 의원 '성비위 의혹' 등으로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원로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신중론'을 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인준안을 부결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한덕수 불가론'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에서 지방선거의 정치적 셈법을 최우선으로 고민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지 채 석달도 지나지 않아 치러질 6·1 지방선거는 여당의 국정안정론과 야당의 국정견제론이 맞서는 구도다. 안 그래도 열세인 선거 국면에서 한 후보자 인준안 부결 시 국정안정론으로 보수표가 결집되는 '역풍'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대변인은 '가결을 요청하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12인의 연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논의 과정에서 후보들의 의중까지 감안했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안 가결로 새 정부 내각 구성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보인 만큼 경색 국면도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한덕수 총리는 처음부터 협치를 염두에 두고 지명한 총리"라며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 인준 결과가 나오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결단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다.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여야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정 후보자는 민주당 반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마지막 인사다. 정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다.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거센 역풍으로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총리는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이자 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국민 통합과 상생을 위해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역·세대·정파를 넘어 끊임없이 소통하고 경청하겠다"며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고 '부강한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한 총리 인준 협조를 두고 "국회는 비로소 여야 협치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환영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의총 결과가 나온 후 논평을 내 "민주당의 전격적인 총리 인준 협조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협치의 정신이 빛을 발하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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