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법, 잘못된 절차로 입법…서민피해 고려 않아"
오전 청문회, 여야 공방 끝에 韓에 질문 진행도 못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면충돌했다. 민주당은 그간 별러온 대로 한 후보의 '딸 스펙 쌓기' 등 각종 의혹과 검수완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두고 파상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청문회 이전부터 '낙마 0순위'로 점찍은 만큼 총력전을 벌였다. 한 후보자도 한치 물러섬이 없이 맞대응했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용과 처리 절차에 강한 반대를 표한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딸 스펙 쌓기와 관련해 △ 노트북을 복지관에 기부한 '부모 찬스' 의혹 △ 딸 이름으로 등록된 논문이 케냐 출신의 대필 작가에 의해 작성됐다는 의혹 △ 인천시 등에서 받은 수상 경력이 허위라는 의혹 △ 국제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표절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공동저자인 전자책은 미국 아마존 서점서 사라졌고 노트북 50대 기부 인터뷰도 삭제됐다"며 "전형적인 증거 인멸 행위들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부 의혹은 제3자 뇌물죄나 배임 중재죄, 대필로 제출한 논문으로 수상을 했다면 업무방해죄, 논문 표절 역시 업무방해죄나 저작권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다"면서다.
한 후보자는 "입시에 쓰이지도 않았고 입시에 쓰일 계획도 없는 습작 수준의 글을 올린 것을 가지고 수사까지 말씀하시는 건 좀 과한 처사"라고 응수했다. 이어 "지금 말씀하시는 논문이라고 하는 것들은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정도 수준의 짧은 글들"이라며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용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또 "딸은 온라인 튜터의 도움을 받았지만 대필작가와 접촉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트북 기부와 관련해선 "폐기 처분할 노트북을 기증한 것"이라며 "오히려 장려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인천시 수상 내역 의혹에 대해선 "원래 오보가 먼저 나왔고 민주당도 서울시도 가짜라고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없는 상을 있다고 말씀드리진 않지 않겠느냐"고 일축했다.
'증거 인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제 딸이 미성년 상태인데 좌표찍기를 당한 후 이메일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욕설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제 딸 외에 다른 봉사활동 가담자도 다 미성년자다. 그걸로 인해 큰 공격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을 내리는 걸 뭐라고 욕할 수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 개정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에게 "법이 부패한 정치인이나 부패한 공직자가 처벌을 면하기 위해 만든 법" 이라며 "서민과 국민이 입을 피해를 신경 쓰지 않은 잘못된 법이 잘못된 절차를 통해 입법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조국 사태 등을 검찰 수사권 남용 사례로 들어 한 후보자를 압박했다. 민 의원은 "검찰이 고 노무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함부로, 심하게 했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검찰의 수사권 독점에서 부작용이 있었던 만큼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이번 개정안에 당위성이 있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한 후보자는 "조국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고 '조국의 강'을 건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조국 수사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여쭙고 싶다"고 반격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수사에는 제가 관여한 바가 없다"며 "과거에 있었던 특정한 사안을 들어 어떤 기관 자체를 폄훼하고 그 기관의 기능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하는 것에는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는 한 후보자에 대한 질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끝났다. 한 후보자가 인사말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과 자료제출 미비를 민주당이 문제삼으면서다. 국민의힘은 '무리한 요구'라고 거부하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검수완박이라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보완수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논쟁이 벌어져 많이 조정됐고 수사·기소 분리 정도로 (법안이) 통과됐다"며 "발언을 취소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다.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한 후보자가 사과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검수완박이 아닌데 왜 날치기(처리)를 했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한 후보자 모친의 탈세와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한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 딸 '스펙' 의혹 등을 열거하며 관련 자료 일체를 즉각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민주당 의원에게 "인사청문회법을 보면 자료 요구 대상은 국가기관, 지자체 등일 뿐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는 대부분 제출이 불가한, 황당한 자료 요구도 상당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때 제출한 자료는 0건"이라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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