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호영·한동훈 낙마와 한덕수 인준 연계 검토…野 "고심"

조채원 / 2022-05-04 15:31:52
박홍근 "직접 연결 아냐…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것"
김인철 이어 추가 낙마 시사…한덕수에 자진사퇴 촉구
국민의힘 "발목잡지 말라"…'아빠찬스' 정호영엔 사퇴론↑
더불어민주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다음 낙마 타깃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자진사퇴한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의 추가 하차를 벼르는 모습이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정·한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CBS라디오에서 "정·한 후보자 등이 도덕성과 자질, 역량에 부정적 여론이 큰데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과적으로 우리는 총리 임명 동의안에 이 부분을 감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직접 연결돼있다기보다는 결과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된다는 것"이라며 "우선적으론 각 후보에 대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정 후보자 인사청문 결과에 따른 여론의 향배와 윤 당선인의 임명 강행 여부에 따라 한 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총리 후보자 임명에는 국회 인준(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국무위원을 제청해야 하는 총리 후보자가 인준을 받지 못하면 새 정부 조각 지연은 불가피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 총리 후보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태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선 한 후보자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한덕수 후보자는 전관 부패, 부동산, 부인 그림 문제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실격 1순위"라며 "국회 인준까지 갈 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박 원내대표도 한 후보자 '20억 고문료' 논란을 두고 "앞으로 5년간은 김앤장이 '총리찬스'를 쓸 차례냐"며 "2013년 김용준, 2014년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유는 '전관특혜' 때문이었다"고 몰아세웠다.

정·한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자보다 죄질이 나쁜 정 후보자는 아직도 버티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에 출근할 생각 마시고 경찰에 출석 조사 받으러 가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직격했다.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혼자 세상의 정의는 다 가진 척 하며 뒤로는 편법 증여와 위장전입을 일삼았다"며 "(인사청문위원들은) 최소한 국민의힘이 조국 전 장관에게 들이댔던 동일한 잣대로 사퇴와 수사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연쇄 낙마를 통해 윤 당선인 측의 인사 부실검증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6·1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새 정부가 시작부터 무능과 난맥상을 드러낼수록 '안정론'보다 '견제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이 '인사참사·재앙'을 외치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 발목 잡지 말라'며 민주당의 총리 인준 협조를 촉구했다. "빨리 윤석열 정부가 국무위원을 갖추고 민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민주당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은 한 총리 후보자가 임명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시나리오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방안은 김부겸 총리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제청하는 것이다. 그러면 추 후보자는 총리 권한대행 자격으로 다른 국무위원들의 임명을 제청할 수 있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경제부총리는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다. 김 총리는 전날 "우리 정부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정부 후임자가 올 때까지 잘 연결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신임 국무위원 임명제청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그렇더라도 윤 당선인 측이 정 후보자 임명을 마냥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정 후보자 관련 의혹은 윤 당선인이 중시해온 '공정과 상식'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사안이다. 정 후보자를 고집하다 차기 내각 구성이 늦어지면 그만큼 국정 동력도 떨어진다. 당내에서도 '정호영 비토론'이 번지는 배경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를 보호하고 장관 시켜주려고 정권교체를 한 게 아니다"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정 후보자 자녀 의대 편입학 관련 의혹에 대해 "이해충돌이자 이해 상충이고 이는 공직을 수행하기에 결격사유"라고 규정했다. 하 의원은 "경북대병원장 할 때 만든 불공정 제도에 대한 아무 반성이 없고 특혜도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면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 입장이 뭔지 궁금해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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