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국민투표 대상·효력 논란…"결국 신임투표될 것"

장은현 / 2022-04-28 14:34:41
선관위, 헌재 판결로 재외국민 참여 제한…국민투표 불가
장제원 "선관위, 일방적으로 얘기할 수 없어…월권 아닌가"
이준석 "법 개정 나서야" vs 민주 "뻔뻔…투표 요건 안돼"
투표 범위 포함 여부도 쟁점…'기타 국가안위' 시각차 예상
장영수 "법 통과 뒤 국민투표 하면 신임투표…해선 안 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측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저지하기 위해 꺼내든 '국민투표' 카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실현 가능성과 효력을 놓고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상반된 주장이 나오는 양상이다.

중앙선관위는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투표법 14조 1항은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재외국민 참여가 제한되는 점 때문에 2016년 효력을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를 접견하고 있다. [뉴시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선관위에서 일방적으로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식으로 안건을 상정해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사무처 직원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건 월권 아니냐"고 비판했다.

장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법적으로 보완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냐"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인명부에 문제가 있는데 이것만 정리하면 입법이 어려운 건 아니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이 그것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국민투표가 두려운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위헌적이고 국회의원과 공직자들에게 불수사 특권을 주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리라 본다"고 압박했다.

국민투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선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표인 명부 작성이 불가하다.

헌재는 2014년 7월 국민투표법 14조 1항이 국내 거주 주소를 신고하지 않은 재외국민을 투표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5년 말까지 해당 조항 개정을 요구했지만 국회는 외면했다.

국민투표 논의가 등장하자 국민의힘은 "즉각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조를 맞췄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속하게 정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인수위 측과 소통해 당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즉각 하려고 한다"며 "재외국민 관련해 즉각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이미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헌법불합치 부분이 있으니 당연히 합치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뻔뻔하다", "허술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영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2018년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위헌 상태의 국민투표법 개정을 국회에 촉구한 바 있다"며 "당시 자유한국당은 개헌을 무산시키기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72조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검찰 선진화법이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일리가 없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무식하거나 초헌법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도 "요건 자체가 안 된다"고 일축했다.

반면 장제원 실장은 국민투표 대상에 검수완박법이 포함되냐는 질문에 "(검수완박법은) 아주 중요한 정책"이라고 답했다.

그는 "기소 소추권은 아주 중요한 정책이다. '중요정책'에 포함된다"며 "더군다나 선거 사범이라든지 공직자 비리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못하게 하는 게 국민들이 원하는 건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투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여야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안이 통과된 뒤에 국민투표를 하면 결국 '신임투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에 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장 교수는 "헌법 제72조에서 얘기하는 건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다. 검수완박 입법이 완료되기 전 투표하면 정책 투표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그 이후에 하면 민주당 손을 들어주느냐,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손을 들어주느냐가 된다"고 짚었다.

이어 "신임투표는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니 위헌이 되는 것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신임투표하겠다고 했다가 위헌 논란이 나와 포기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국민의힘이 최근 검수완박법이 위헌이라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는데 동시에 국민투표도 하겠다고 했다"며 "이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위헌은 국민투표 대상이 아닌데, 위헌이라며 헌재에 판단을 요청한 법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한다는 얘기다.

검수완박법이 국민투표 대상이 되는지 관해서도 시각 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교, 국방, 통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사항'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가 있다"라면서다.

장 교수는 "노 전 대통령 때 위헌을 강행한다면 탄핵 사유가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건 곤란하다. 해서는 안 된다는 사안"이라고 정리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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