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민주 꼼수…양향자 반기에 민형배 '위장 탈당'

허범구 기자 / 2022-04-20 14:29:37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 직접 쓴 梁 대신 閔 투입
閔, 무소속으로 심사…법사위 검수완박 의결 가능
범여 조정훈도 반대…"부패권력 해결할 개혁인가"
내부 이견도 거세…반란표 가능성에 법안 표결 불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올인중인 더불어민주당이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내부 이견이 만만치 않는데다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0일 해외 출장을 보류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박병석 변수'는 해결됐으나 입법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한때 복병이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퍼졌던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은 실제 양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이 주변에 자문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작성한 것 같기는 하다"며 "본인이 아직 공표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양 의원이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 선택이라 저희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법사위에 사·보임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됐다. 전례를 찾기 힘든 무리수였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뒤인 이날 오후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민 의원은 무소속으로 법사위에서 법안 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양 의원 대타를 하기 위한 '위장 탈당'인 셈이다.

앞서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 위해 지난 7일 사보임을 통해 양 의원 상임위를 법사위로 변경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7월 보좌진 성추문 문제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친여 무소속이다.

양 의원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 최장 90일 간 법안을 심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에서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은 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 수단인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조정위는 여야 각 3인으로 구성된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1명을 무소속에 주겠다며 양 의원을 지정하면 조정위는 4대 2로 무력해진다. 그러나 양 의원이 반대하면 조정위가 최장 90일까지 열린다. 새 정부 출범 전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양향자 변수'로 강행 처리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즉각 '민형배 탈당 카드'로 대처한 것이다. 양 의원에 이은 '꼼수' 연발이다. 

▲ 무소속 민형배 의원. 민 의원은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뉴시스]

양 의원은 입장문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이런 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번 판단이 정치 기반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잘 알지만 양심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갈수록 고립되는 모양새다. 특히 우군으로 여겼던 범여권 의원들이 잇단 반기를 들어 충격이 크다. 정의당은 이미 반대를 표명한 터다. 국회 본회의 법안 표결 시 이들은 물론 민주당 내부 반란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수완박이) 완수된다고 해서, 정말 부패권력 척결이 가능해질까"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검찰개혁은 지난 5년간 한국 사회를 참 많이도 시끌벅적하게 했다"라며 "개혁 방식을 두고 한국사회가 분열하더니 이제는 개혁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정치 편가르기'의 영역이 돼 버렸다"고 질타했다.

그는 "앞서 공수처 도입도 그랬다"며 "섣부른 정치적 검찰개혁은 개혁의 의지조차 꺾이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72명 의원 전원 명의로 검수완박 법안을 발의했다. 그럼에도 내부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게 불안 요인이다. 당 비대위원 9명 중 조응천 의원 등 6명은 법안 강행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채이배 비대위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검찰 권력을 먼저 뺏어야 한다'는 것으로 개혁 방향이 잡히는 바람에 국민들도 호응하기 어려운 것을 자처하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투톱'인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 원내대표는 요지부동이다. 처리 강행 의지가 강해 반론이 무용지물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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