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반대 김오수 "국민피해 클 것…위헌 소지도"

조채원 / 2022-04-19 15:45:11
金, 법사위 출석…"검수완박, 이미 난 상처 곪게해"
"검사를 수사권자로 한 것은 헌법정신에 따른 것"
현행 제도·개정안 문제, 각계 의견수렴 필요성 지적
與 김용민 "한동훈 비밀번호도 못푼 檢, 자성 없어"
김오수 검찰총장은 1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부작용을 재차 강조했다. 

▲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 회의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김 총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기소·수사권 분리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사위 소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사 합의에 따라 먼저 김 총장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안건 심사는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회동 후 진행될 예정이다.

김 총장의 법사위 출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후 지휘부에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 반대 이유에 대해 △ 현행제도 안착의 중요성 △ 위헌 소지 △ 송치사건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 △ 중요범죄 직접수사 폐지의 문제점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위헌 소지'를 제외하고는 법안이 현실화할 때 부작용을 반대 이유로 든 것이다.

먼저 현 형사사법제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총장은 검찰이 6대범죄(부패·공직비리·경제·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만을 갖고 있는 현행제도를 '검찰 수사권 폐지의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그는 "대형 부패 사건에서 죄명별로 수사 주체가 달라져 검찰 수사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진 데다 복잡해진 수사 절차로 인해 검경 간의 사건 이송이 반복돼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나타나는 문제점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은 상처를 더 곪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국민들이 (사건 처리 지연에)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지금은 시행 중인 현 제도의 안착에 법원, 검찰, 경찰, 법조계 등 유관기관이 합심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4·19 이후 경찰의 인권침해 사례들에 대한 반성으로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하는 것으로 헌법이 개정됐다"며 "형사법상 검사는 수사의 주체자로 하고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도록 명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를 수사권자로 한 것은 이와 같은 연혁에 기반한 헌법정신에 따른 것이고 이를 명문화한 것이 현행 헌법 제12조, 제16조"라며 "헌법상 영장청구권 규정에 근거해 검사의 수사권이 보장되는 것은 문헌상 명백하다"고 못박았다.

'송치사건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문제점도 제기했다. 민주당 법안이 처리되면 검사는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라도 직접 수사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만 요구할 수 있다. 김 총장은 "핑퐁식 무한 이송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신속한 사건 처리를 할 수 없다", "검사는 오로지 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보내는 기록과 증거들만으로 혐의 여부를 판단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처분의 정확성을 높일 수도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충분한 증거없이 기소하게 되면 허점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변호인을 선임하는 돈 많은 피고인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도 했다.

6대범죄로 불리는 중요범죄 직접수사 폐지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은 약 7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패 공직자 경제범죄 등 중요 범죄를 수사해온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다"면서다. 김 총장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점검받고 개선하겠다"면서도 "중요 범죄 수사에 대한 대안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법사위 회의에 앞서 "검수완박 법안보단 국회의 권한을 통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수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대안으로 내놨다.

김 총장은 법안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도 꼬집었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인과 단체들을 모아 충분히 논의하고 여야 합의를 거쳐 최선의 결론을 내는 게 선행됐으면 한다"며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국가운영 발전과 깊은 영향 있는 법안을 지금 같이 2주 안에 처리한다는 것은 절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강경파 김용민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왜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이런 상황이 왔는지에 대해 한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뭐하자는 거냐"며 "총장은 취임 1년동안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한동훈 검사 휴대폰 비밀번호도 못 풀어 무혐의 처분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제대로 수사못했다"며 "검찰 이익을 위해 나온 것에 국민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성찰하고 반성한다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2019년 검찰 개혁에 관여했던 저로서 소상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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