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결·통합 없이는 위기극복 불가능"…국민통합위는 삐끗

장은현 / 2022-04-01 17:52:24
"지금은 전시같아…갈등야기 세력 막아 하나 돼야"
통합위, 첫 회의로 본격업무 착수…시작전 인선 논란
'페미니즘 옹호' 등 김태일 선임에 내부 반발 거세
金 "통합, 단일 집단화 아닌 공존…관용 정신 필요"
尹,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대통령 전용기' 이용 검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통합을 해치는 것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세력인지 (알고) 우리가 막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 회의에 참석해 "정치적 견해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지만 (통합위가) 공동의 방향과 목표를 공유해가며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총으로 싸우는 전시는 아니지만 국제적인 위기와 국내적인 정치·경제·사회 위기들은 사실 전시와 다를 바 없다"며 '한 마음'을 당부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통합위 김한길 위원장. [뉴시스]

윤 당선인은 "특히 코로나19 위기 같은 것은 힘들게 사는 분들에게 전쟁과 다름없는 큰 고통을 수반하는 위기"라며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합당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는 하나 된 단결과 통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오는 3일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도 통합을 지향하려는 행보다. 보수 정당 대통령이나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가는 것은 윤 당선인이 처음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월 5일 윤 당선인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당선인 신분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고 그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데 대해 모든 국민이 넋을 기리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게 의무이자 도리라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5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희생자 유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제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 만큼 요청이 있을 경우 공군 2호기를 탈 수 있다. 

인수위 산하 국민통합위는 이날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 업무에 착수했다. 국민통합위는 "모든 국정 업무는 궁극적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의중을 반영한 조직이다. 그러나 본격 업무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국민통합위 정치분과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과거 윤 당선인과 공약을 비판했던 것이 알려지면서다. 결국 김 총장은 자진 사퇴했다. 비토론이 불거진 이유로는 김 총장이 페미니즘을 긍정 평가한 칼럼을 썼다는 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추천으로 KBS 이사로 활동할 당시 독립적으로 행동한 점 등이 거론됐다.

국민통합위 김한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총장 사퇴와 관련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가 양분돼 있다. 김 총장은 중도적인 분인데 그러한 이유로 얘기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 총장 인선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페미니즘 관련해선 윤기찬 대변인이 "여가부 폐지 반대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인수위, 국민의힘 내 일부 세력이 통합을 '공존'이 아닌 '단일집단화'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총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관용 정신이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기반인데 보수든 진보든 이제까지 이 정신을 놓쳐 왔다"며 "(이번에 나에 대한 반발 의견이 있던 것도) 이질적 요소를 수용하지 못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국가의 중요한 과제를 수행할 때 국민적 지지와 에너지가 모여야 성공할 수 있다"며 "정파를 위한 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 국민 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 사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후보 시절 발생했던 새시대준비위 '신지예 사태'와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이 명목상 통합을 내세울 뿐 내부 의견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인사를 배제한다는 비판이다.

인선 문제 뿐만 아니다. 윤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줄곧 '치우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 산업계 등과 집중적으로 만나는 반면 노동계 등과는 소원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은 "우선순위 때문은 아니다. 경중 고려해 일정 잡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선 후보 시절 윤 당선인이 한국노총을 찾아 '노사의 자유를 중시하고 국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서로 상생의 대타협을 이루길 도와야한다'고 했다"며 "노사정 관계에 대한 철학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때가 되면 노동계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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