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 취지…김현미·노영민·박주민 겨냥 해석
조응천 "책임 소재 쉽게 가를 수 있을 것인가 문제"
김남국 "기준 어떻게 정하나"…당내 비토론 확산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 공천 금지' 제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조응천 비대위원과 친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이 31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당내 반발이 불거지면서 박 위원장 주장의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박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거나 부동산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들은 스스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6·1지방선거 후보 공천 5대 원칙을 공개 제안하면서다.
박 위원장은 '심판 받은 정책 책임자 공천 금지 원칙'을 언급하며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다시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도 철저히 가려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심판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의 발언은 전북지사 출마설이 있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충북지사에 도전장을 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 중인 박주민 의원은 임대차 3법 통과 전인 2020년 7월 소유 아파트의 임대료를 '꼼수 인상'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강원지사 출마설이 있는 이광재 의원 경우도 비슷하다. 이 의원 배우자는 2020년 7월 주상복합건물 세입자와의 기존 전세 계약을 월세 계약으로 전환했는데 두달 뒤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의 전·월세 전환율보다 높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해당 원칙 적용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 제안은 유권자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데다 당내에서 비토론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우선 "부동산 정책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이 나온다. 또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의 경중을 어떻게 따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어떤 정책적인 실패에 책임을 물어 출마를 배제한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오로지 부동산 하나만 선거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손실보상법 제정도 정말 잘못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배제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고 부동산으로 국한한다 하더라도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응천 비대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실제 이 기준을 적용하려면 정책의 책임 소재를 쉽게 가를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이 손가락이 몇 번 왔다갔다 할 정도로 많은 데다 금융, 조세 분야 등 같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 위원은 "지난 5년 실제 '청와대 정부적' 성격이 강했다"며 "정해진 지침을 관철하려고 제일 앞에서 노력했다면 책임질 수 있겠지만 단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책임을 지울 일인가도 다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이끈 책임자 청와대 김수현, 장하성, 김상조 전 정책실장 등은 지방선거와 무관하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 노 전 실장, 박·이 의원을 모두 같은 이유로 공천배제하는 것이 공정한지, 그런 공천 배제로 정치적 책임을 졌다고 말할 수 있는 지 등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조오섭 대변인은 전날 '부동산 정책실패 책임과 물의'의 기준을 두고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며 "박 위원장이 제안을 주셨기 때문에 지방선거기획단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들 지적도 따갑고 대선 패배의 원인이기도 하니 그런 원칙을 갖는 게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까지 그 기준을 적용할 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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