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갑작스런 이전, 혼란 초래"
"尹 측 예비비 편성, 22일 국무회의 상정 어려워"
이철희·장제원 실무협상 난항 예상…尹측 "파악중"
신·구 권력 충돌 본격화…진영 대결로 정국 급랭 청와대가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 계획에 대해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청와대도 윤 당선인 최대 공약에 제동을 건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신·구 권력의 충돌이 다시 본격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의도가 뭐냐"고 반발했다. 20대 대선이 끝난 지 십여일 만에 진영 대결이 재연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도 과거 대선 때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한 바 있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뜻에 공감한다"면서도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대통령 집무실과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 관련 브리핑을 통해서다.
박 수석은 "특히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 이전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현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 등 대공 방어 체계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며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준비된 가운데 이전하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러한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날(5월 9일) 밤 12시까지 국가안보와 군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며 "국방부와 합참 관련 기관 등은 마지막 순간까지 임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간 만남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해 잠시 훈풍이 불었다가 사그라든 셈이다.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만남 일정 협의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전날 청와대 이전을 공식화한 만큼 '용산 대통령 시대'가 최대 의제로 떠올랐지만 입장차가 분명해진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수석과 장 실장간 실무 협상도 보류되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이 수석과 장 실장이 계속 소통 창구를 열어 협의를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모범적인 인수인계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답했다. "이 안보 문제는 저희가 인수인계를 모범적으로 잘하고 그와 별개로 조금 더 세밀하게 검토돼야 할 문제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생각하고 있다"면서다.
윤 당선인 측이 요구한 예비비 편성과 관련해선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만큼 오는 22일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다만 "언제든지 협의가 잘 되면 임시국무회의를 바로 열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안보 상황에 대해선 "4월 중 북한의 연례 행사가 예정돼 있고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열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미사일 발사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4월, 이 시기가 한반도 안보에 있어 가장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 측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어떠한 입장은 없다"며 "상황을 조금 더 본 뒤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정권이 못지킨 약속을 지키길 기대한다'더니 갑자기 '이전 계획은 무리'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이냐"고 쏘아붙였다.
허 수석대변인은 "국민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겠다는 새 정부의 결단과 계획을 응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예비비 편성부터 못해주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며 "안보 공백 문제는 이미 충분히 검토했고 이를 윤 당선인이 국민 앞에서 직접 설명했으니 지체 말고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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