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는 선에서 합의…국민께 靑 돌려줘야"
비용 관련해선 "소중한 세금 함부로 쓰지 않을 것"
내부 쓴소리…임태희 "소통, 장소아닌 시스템 문제"
與, 안보·기본권 제한 들며 "국민소통 약속과 배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이전 공약을 놓고 여론 향배를 살피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이틀전만 해도 "임기 첫 날 청와대 집무실에 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18일 "컨센서스(합의) 도출", "봄꽃 지기 전" 등을 언급하며 한 발짝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이전을 말씀드리게 된 취지는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청와대에서 나와 그것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상춘재, 녹지원, 성곽길 등 청와대 주요 장소를 언급하며 "상당히 아름다운 곳인데 일반인 진입이 가능한 곳도 늘상 자유롭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곳일수록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 위에 있지 않고 절대권력 속에서 내려와 국민 속으로 가겠다는 약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변인의 주장에도 브리핑 현장에선 청와대 이전 실효성과 충분한 검토 여부를 놓고 질문이 쏟아졌다. '과거 윤 당선인이 공약을 발표할 때 정부서울청사 이전과 관련해 우려되는 경호 부분 검토를 마쳤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검토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것인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자세한 의사결정 구조는 알지 못한다"며 "국민 편의, 접근성과 국민께 불편을 끼칠 요소가 없는지 등 여러 부분을 검토한 결과 두 군데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전날 윤 당선인은 인수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청사, 국방부 청사 3가지 선택지 중 정부서울청사를 집무실 이전 장소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당내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시기와 관련해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조정 가능성을 비쳤다.
이어 "저희가 그 부분을 감안해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선에서 컨센서스를 도출하고 인수위원들이 함께 의견을 모아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집무 첫 시작을 현재 청와대에서 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봄 꽃이 지기 전엔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 국민 여러분이 청와대 아름다운 산책길을 거닐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봄 꽃이 지기 전'이라는 표현을 놓고 "임기 첫 날 청와대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0)"라는 김 대변인 확신이 바뀐 것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는 "그 말씀을 드린 당시와 지금 변한 건 없다"고 했다.
이전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선 "국민의 소중한 세금에 대해 충분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함부로 하지 않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 등을 중심으로 공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 문제가 생기고 주민 기본권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은 윤 당선인의 '국민과 소통'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합동참모본부 주요 기능이 존치하는 상황에서 집무실이 바로 옆 국방부 청사로 오면 시민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진정한 구중심처(아홉 겹으로 둘러싸인 깊은 곳)의 탄생"이라고 지적했다.
인수위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윤 당선인 임태희 특별고문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다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고문은 "우선순위를 점검해야 한다"며 "산불로 인해 고통 받는 주민들, 비상대책회의까지 해가며 대응했던 코로나19, 그 피해를 받고 있는 소상공인 등 민생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며 "두 후보지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 보고 이날 답사를 한 뒤 인수위원들이 의견을 조율해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부위원장, 기획조정 분과 추경호 간사 등은 외교부와 국방부를 방문해 건물 구조 등을 살폈다.
최종 이전 장소를 확정한 후에도 숙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전 대상 국가 기관과 민간 사업자 등의 위치 변경 문제다. 전날 국방부 청사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생계 등을 이유로 청와대 이전에 반대한다는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원 문제 관련해) 세부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또 논의 중이라고 해도 대외적으로 공개해 가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 소통'이라는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 임 고문은 "소통은 장소의 문제보다 시스템 운영이나 경호 등이 굉장히 영향을 많이 준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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