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통화정책 완화정도 계속 조정하는게 바람직"

강혜영 / 2022-02-24 15:14:07
기준금리 동결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 여전…"1.50%도 긴축 아냐"
한은, 주요국 통화정책·'우크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도 여전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였다.

이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선제적 금리 조정을 해온 만큼 현시점에서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여건 변화와 이것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기준금리를 1.50%로 한 차례 올려도 긴축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확실한 입장"이라며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1.75~2.00%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꼽았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에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방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를 높일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돼 국내 생산과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 하방 압력으로 향후 금리 인상 여건이 녹록지 않는다는 평가에 대한 견해는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다 보니까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 고려할 요인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상당히 급속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돼 우리에게 영향을 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급병목현상과 원자재 가격 오름세도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와 국내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리정책을 정상화겠다, 완화정도를 줄여나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경기와 물가흐름, 금융불균형 위험을 다 감안하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다."

—시장에서는 올 연말 기준금리가 1.75~2.00%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적정하다고 보는가

"시장이 저희들과 같은 경제 흐름을 예상하고 기준금리를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시장의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가 금통위와 괴리가 많다면 저희가 소통해 나갈 것이다. 실제로 금통위가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어떤 속도로 조정해 나갈지는 금융정책 상황 전개에 달려 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 조정에 영향을 끼친 주요 요인과 상하방 리스크는 무엇인가

"지난 11월 전망하고 3개월 사이지만, 물가 측면에서 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에 물가 상승의 확산 정도가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처음에 물론 공급측 요인에 의해서 물가가 올랐지만 이제는 공급적 요인이 아닌 근원 물가에까지 상승 압력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국제유가도 상당히 오름세를 보였다. 거기에는 우크라이나가 사태 컸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대돼서 이런 걸 감안해서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게 됐다.

물가 상하 압력이 다 있는 게 사실인데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큰 우리 국내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상방 쪽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전이 과연 어떻게 될지가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요인으로 보고 있다."

—물가 전망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폭이 더 커져야 한다고 보는가

"원론적으로 보면 물가 오름세가 높아지면 통화정책의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더 확대된다. 그래서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면에서의 대응 필요성이 종전보다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하는 입장을 유지한 것도 이 같은 물가 상황도 큰 고려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는 걸 말씀드린다.

그런데 실제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물가만 보는 게 아니다. 동시에 성장, 금융안정 상황도 같이 보기 때문에 어떤 기계적인 전망 예상은 적절치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을 벌이게 되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어떻게 달라지나

"이번 성장, 물가 전망에서는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나 상황이 워낙 가변적이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까지는 감안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전면전으로 된다고 한다면 영향이 적지 않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걸 감안하면 당장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거고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서방에서 경제 제재의 수위를 상당히 높인다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국내 생산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면전을 할 경우에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가 없겠다."

—최근 대선 후보 토론에서 한국의 기축통화국 가능성이 언급되며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의견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 대열에 들 수 있겠냐 하는 문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기에는 이미 정치 이슈가 돼 버렸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원화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밖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우리의 성장 기반이나 기초경제 여건 등을 튼튼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본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발전을 도모해서 인프라 확충과 제도적 기반 등이 수반돼야 국제 결제시장에서 원화가 널리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 참여했다. 8년간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금리 정책이라고 하는 게 무딘 칼이라든가 또 항공모함에 비유하기도 한다. 기조를 튼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힘들다. 그래서 방향을 틀 때는 그만큼 신중해야 되는 거고 한 번 틀었다가 곧바로 되돌리고 하는 게 아니다.

통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올렸다 내렸다 하는 식으로 단기적인 시야에서 볼 게 아니고 적어도 1년 후에 경제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통화 정책은 앞을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된다고 하는 어려움이 태생적으로 있다.

또 금리라고 하는 것은 경제의 모든 부문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준다. 어떤 기대 효과도 있지만, 거기에 따른 치러야 할 대가도 있는 것이다. 기대 효과 못지않게 거기에 따른 부정적 파급 효과도 있는 거다. 이런 통화 정책에 대한 평가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이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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