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친문·진보·중도 부동층 공략 집중"
통합정부론으로 지지층 결집·외연확장 시도
정치전문가 "도움 될테지만 표심 영향엔 '글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중도·부동층 표심 잡기에 공들이고 있다. 중도보수 인사를 잇달아 만나고 진영 구별 없이 유능한 인재가 참여하는 '통합정부론'을 적극 띄우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8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갖는다. 지난 6일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7일엔 민생당 이상돈 전 의원을 만났다.
이 후보의 '외연 확장 총력전'은 최근 지지율 위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설 연휴 이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현재 판세에 대해 "사실 오차범위 안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약간 경합 열세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열세의 주된 원인으로는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 직원들의 문제"를 꼽으며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데다 중도층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 본부장은 지지율 제고를 위해 '친문·진보·중도 부동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봉하마을 가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것은 친문 부동층을 위한 행보"라며 "윤 후보가 당선되면 수사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는 이 후보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는 또 "진보 부동층에게는 이 후보가 훨씬 더 진보적 정책을 펼칠 후보라는 점에 호소하고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한 합리적 보수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은 순수 중도 부동층을 잡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도보수 인사들과의 연쇄 접촉 효과에 대해선 "과거의 예를 보면 상당히 포용력 있는 국가지도자로서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통합정부론은 또 다른 중도확장 카드다. 통합정부론은 지난달 26일 당 쇄신에 발맞추어 이 후보가 내놓은 정치혁신 구상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중도층은 어떤 이슈에 대해 보수, 다른 이슈에 대해선 진보의 의견에 동의하는 집단이다. 중도의 정치세력화에 어려움이 있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 '진영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참여에 길을 열겠다'는 메시지는 중도층에게 소구력이 있다. 이 후보는 전날 전직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106명으로 구성된 국정연구포럼 출범식에서 "인재와 정책에 있어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가 필요하고 내각 역시도 국민 내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외연 확장 시도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지지율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름대로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는 있다"면서도 "득표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586 중심의 폐쇄적 국정운영에 따른 반문정서와 국정심판론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중도와 온건 보수를 적극 포용하는 노력이 이미지 개선이나 외연 확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통합정부론을 두고는 "정말 필요하고 좋은 방향성"이라면서도 "이것만으로 표심을 움직이기에는 진정성 문제가 대두된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한 비전이라기보다는 선거 전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원장은 "막연히 통합정부론을 띄우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나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상돈 전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YTN라디오에서 "민주당 고유 지지기반과 벗어나 있는 김 전 위원장이나 윤 전 장관 등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 자체는 도움이 된다"면서도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이 후보는 현 정부에서 추구했다가 실패하고 흐지부지된, 역풍만 많이 불러온, 부작용이 많았던 정책 등에 대해 과감한 해법을 내놔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고유 지지기반이 흔들릴까봐 잘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과감하게 단절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빴음에도 정권을 재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연일 문 대통령과 차별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친문 지지층 역시 흡수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중도보수 인사들과의 만남이 '보여주기 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거나 선대위에서 일정 역할을 기대하고 만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다. 이 평론가는 통합정부론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도층은 항상 통합정부가 실현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이 후보가 그간 '말 바꾸기' 인상을 준 것과 최근 김씨 논란에 '선 긋기' 식으로 대처한 것들은 그 의구심을 더 강화하는 형국"이라고 쓴소리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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