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金 의혹 감사청구는 말장난" 비판
與 해명, 제보자 주장과 배치…추가폭로 예상
지지율 악영향 작용…金 일정 취소 등 대응 고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대리처방 의혹에 또 고개를 숙였다. 김 씨 의혹에 위법 소지가 있는 데다 민주당 해명과 제보자 주장이 배치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다. 김 씨 관련 추가 폭로도 예상되면서 이 후보가 '배우자 리스크'에 고전하는 모양새다. 이날로 선거가 33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 처와 관련해선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입장문 발표에 이어 두 번째 사과다.
그는 "공관 관리 업무를 했던 공직 공무원 중에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다고 하니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좀 더 세밀하게 살피고 경계했어야 마땅했는데 부족했다는 점에 사과드린다"는 것이다. 이어 "어차피 감사가 개시됐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며 "향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는 물론이고 엄정하게 관리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의혹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전날 사과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가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이라며 "감사하는 척 쇼만하며 시간을 끌겠다는 뜻"이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전날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경기도청 감사관은 이 후보의 도지사 재직 당시 채용한 인물"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 감사요청이 말장난이라고 평가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도 감사관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직접 임명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도 민변 출신이다.
이 후보가 직접 임명하고 민변 출신 감사관이 김 씨 의혹을 감사한다는 건 '셀프조사'에 불과하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김 원내대표는 "경기도 감사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할 게 아니라 '공금 횡령 한번만 저질러도 퇴출'이라는 엄격 원칙을 자신에게도 적용해 셀프아웃을 선언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김 씨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공금횡령죄 범죄혐의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 씨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의혹에 휩싸인 5급 공무원 배모 씨와 관련한 또 다른 제보를 언급했다. "(배 씨는) 담당 업무가 국회 소통이었는데 제보에 의하면 국회에 출입 등록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이면 처음부터 아예 작정하고 불법을 저지른 게 된다"며 이 후보 해명을 요구했다.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공익제보자(A 씨)가 8개월치 녹취록과 캡처한 것 중 지금 한 3일치 정도만 깠다"며 "지금 하나씩 하나씩 터지는데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은 약 대리처방 의혹과 관련해 "김 씨가 아닌 배 씨가 복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폭로한 A 씨는 전날 JTBC를 통해 김 씨 약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A 씨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4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처방받았다. JTBC가 확보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는 김 씨의 처방전이 나온다. 해당 호르몬제는 김 씨가 약을 처방받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비서진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던 것과 같다. 배 씨가 자신이 복용했다고 주장하는 그 약은 결국 김 씨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법인카드 유용 내역과 관련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7개월간 "상황에 따라 일주일에 한두 번 법카를 썼고 1회에 무조건 12만 원을 채우는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배 씨 지시에 따라 금액과 시간, 장소를 미리 정해놓고 김 씨의 사적 용무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의전팀 인원 수 등을 고려한 비용한도가 12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서까지 법인카드를 썼다면 비판 받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A 씨는 "사적으로 사용한 게 드러날 우려가 있어 정해진 한도에 맞춰 결제한 것"이라며 "법카로 구매한 음식 중 상당수가 김 씨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A 씨가 배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한우와 백김치 등이 등장한다. A 씨가 심부름한 프랑스 화장품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Hermes) 로션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김 씨 논란은 반등세를 보였던 이 후보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UPI뉴스·리서치뷰 공동 정례 여론조사(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실시) 결과 이 후보 지지율은 전주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 무려 17%p(59%→42%)가 빠졌다. 김 씨 의혹으로 '배우자 리스크'가 부각된데 따른 진보 지지층 이탈로 분석된다.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 씨의 무속 논란 등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은 만큼 이 후보도 '배우자 리스크'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씨는 2박 3일로 예정됐던 호남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여론 추이를 살피며 대응에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YTN라디오에서 "단체장들이 부인 활동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경우가 이 후보만은 아니지만 잘못된 것"이라며 "상당히 나쁘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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