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쌍용차' 인수 에디슨모터스 "공동관리인 선임 안하면 계약 해지 불사"

송창섭 / 2022-01-28 10:19:41
에디슨 "쌍용차, 작년 3000억 적자…현 경영진 못 믿겠다"
지난 10일 서울회생법원에 공동관리인 선임 신청서 제출
쌍용차 "공동관리인 선임 지나친 경영간섭…기술유출 우려"
에디슨 "1차 대여금 300억 '제3의 계좌'에 넣을 수도" 압박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하 에디슨)과 쌍용차는 인수·합병(M&A)을 위한 본계약을 지난 10일 체결했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중인데 자칫 판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갈등의 중심엔 '공동관리인 선임 문제'가 있다. 에디슨은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선 자기들이 임명한 관리인이 회사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쌍용차는 "회생절차를 마치지 않은 만큼 기술 유출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강대강 대치 형국인데, 에디슨 관계자는 27일 UPI뉴스 인터뷰에서 "해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디슨은 지난 10일 본계약 체결과 동시에 이승철 에디슨모터스 부사장을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냈다. 이 부사장은 쌍용차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구매기획 담당 상무로 일했다. 현재 법원이 지정한 법정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전무(기획관리본부장)이다.

갈등은 증폭 양상이다. 에디슨은 쌍용차에 지원하기로 한 500억 원도 쌍용차 회사 계좌가 아닌 에스크로(escrow)계좌에 넣을 태세다.에디슨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오해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잔고를 증명하거나 별도의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에스크로 계좌란 어느 일방이 임의로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중립적인 제3자 감시하에 묶어둔 계좌를 말한다.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되면 입금자(에디슨)가 동의해야 돈을 뺄 수 있다. 에스크로 계좌를 언급한 것 자체가 그만큼 상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에스크로 제도는 개인간 거래에선 잘 쓰이지 않지만, 기업간 거래에선 종종 사용된다. 경우에 따라선 MOU이행 여부를 놓고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에디슨 관계자는 "공동관리인도 마음대로 선임하지 못하는 마당에 우리가 빌려줄 500억 원이 어디에 쓰이는지 어떻게 아느냐"면서 "이를 두고 쌍용차 측이 계약 해지 운운하면 해지도 불사할 것"이라는 말했다.

쌍용차와 에디슨은 지난해 11월 5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 지원 등이 포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운영자금은 사실상 대여금이나 마찬가지다.

▲ 쌍용차 경기도 평택공장. [뉴시스]

에디슨은 오는 2월4일 1차 대여금(운영자금)으로 300억 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하고, 나머지 200억 원은 추가 입금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 계좌엔 1차 대여금으로 각각 150억 원씩 마련돼 있다. 에디슨EV는 코스닥 상장사로 에디슨모터스 관계사다.

▲ 에디슨모터스 등 4개 회사는 지난해 8월9일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뉴시스]

쌍용차, 지난해 자본금 전액잠식…상장폐지 우려도 있어

에디슨의 공동관리인 선임 요구에 대해 쌍용차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인이 관리인을 맡을 경우 기술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미 작성된 본계약서에 '(에디슨과) 사전 동의하에 자금을 집행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공동관리인 선임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양측 간 불신의 골은 꽤 깊다. 에디슨은 쌍용차가 지난해에만 3000억 원 가량 적자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현재의 회사 경영상태 자체를 못 믿겠다"는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

에디슨 측은 공동관리인 선임이 힘들다면 법원이 정하는 제3의 인물을 새 관리인으로 뽑는 것도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쌍용차는 에디슨의 이 같은 요구가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며 맞서고 있다. 인수·합병과 관련해 법원의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에디슨이 직접 경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쌍용차는 오는 3월1일까지 채권자별 변제 계획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안에 대해 채권단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법원의 최종 승인이 떨어진다. 만약 채권단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지 않거나 잔금 처리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본계약은 언제든 무효처리 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쌍용차 재무상태다. 쌍용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고 밝혔다.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까지 우려된다. 최악의 경우 인수자로 참여한 에디슨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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