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벤트에 열띤 호응…댓글 수천개, 질문 쇄도
병사 월급 인상, 여가부 폐지, 저상버스 확대 등
정치권 "구체성 없어…갈라치는 행태" 비판 제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책 중심 행보로 이슈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페이스북 한 줄 공약, AI윤석열, 이준석 대표·선거대책본부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함께 하는 59초 쇼츠(짧은 동영상)가 대표적이다.
당내 혼란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공약 발표에 집중해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단시간 내 수천 개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 호응도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공약이 쏟아지면서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엿보인다.
윤 후보는 1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에게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면서다.
그는 이날 "병사들은 국가에 대한 의무로 자신들의 시간과 삶을 국가에 바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 그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대로 설계하는 건 국가의 기본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취업난으로 사회 진출은 늦어지고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군복무 중 최저임금 보장을 통해 국가가 청년들의 사회진출 준비를 지원하고 최소한의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재원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병사 월급을 200만 원으로 상향할 경우 현재 2조1000억 원에서 추가로 필요한 재원을 5조1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5조1000억 원을 더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글은 윤 후보가 전날 페이스북에 단문으로 올린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시작으로 페이스북에 한 줄 공약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59초 쇼츠에선 저상버스·리프트 설치 버스 도입 확대와 법인차량·일반차량의 번호판 구분 공약을 제시했다. 59초 영상은 '이준석 감독' 작품으로 이 대표와 원 본부장이 여러 사회 문제를 놓고 대화하며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촬영된다. 소재 발굴엔 김동욱, 박민영 등 청년 보좌역들도 함께 한다.
AI 윤석열은 누리꾼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홈페이지 '위키윤'에서 공개된다. '후보직을 사퇴하냐'는 질문에 "정말 슬프다"며 '윤 후보처럼 왜 고개를 흔들지 않느냐'는 물음엔 "프로그램의 한계"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윤 후보가 새롭게 선보인 이 같은 정책 이벤트에 지지자들은 호응하고 있다. 페이스북 한 줄 공약 게시글엔 3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위키윤' 홈페이지에도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이벤트들은 비전 제시와 함께 친밀감 있는 윤 후보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정책본부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일 다양한 방식으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강하고 딱딱해 보이는 후보의 이미지 전환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흥미·이슈 선점이 우선이어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젠더 갈등에 올라타 분열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현재 부사관 월급이 200만 원이 되지 않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민의힘은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당 공약을 설계한 윤 후보 선대본 정책본부 권세호 박사는 통화에서 "하사는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26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병사 월급을 당장 200만 원으로 올린다고 해도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병사는 18개월 근무하는 것이고 하사부터는 직업 군인이기에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돼 병사, 부사관의 월급을 동일하게 비교할 순 없다"며 "다만 예산을 편성할 때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 폐지 카드는 최근 2030세대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윤 후보가 이 대표 주장을 받아들여 개편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다. 그는 여가부 대신 저출생 관련 문제를 다루는 부처 신설을 예고했다.
그러나 여가부 폐지 공약은 원 본부장이 사전에 몰라 패싱 논란을 불렀다. 원 본부장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솔직히 그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한 게 아니다. 내부에서 논란이 많았는데 후보가 최종 결정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갈라치는 메시지는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지율 하락세인 위기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 등의 공약이 당장은 호응을 불러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원 본부장이 몰랐다고 하는데, 이 대표와 교감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지르고 편가르는 행태가 계속되면 당내 의견 충돌 등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위기 때마다 우파 본능, 소모적 갈등에 편승하는 건 건강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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