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곧 내게 닥칠 미래라고 생각하면 암울할 뿐" 지난 28일 저녁 7시 무렵. 서울 홍대거리는 어둑하고 썰렁했다. 예전의 밝고 화려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먼발치에서 자영업자들의 소등시위 때문이려니 했다.
거리 깊숙이 들어가니 소등시위 때문만이 아니었다. 간판에 불이 꺼진 가게의 상당수가 이미 '폐업'한 상태였다.
27~28일 전국 각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에 대한 항의로 '소등시위'를 진행했다. 오후 5~9시 간판에 불을 끄고 영업하겠다는 것이다.
홍대 거리에서 간판만 불을 끈 채 영업을 이어나가는 '소등시위'에 참여한 가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간판에 불이 꺼진 곳들은 이미 폐업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불 꺼진 간판 아래에는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유리창을 덮고 있었다.
한때 홍대에서 '클럽골목'으로 유명했던 거리는 더 적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클럽들은 모두 휴업상태였다. 클럽 주변 건물들도 장사를 하는 곳보다 비어있는 가게가 더 많았다.
클럽골목 인근에서 '소등시위'에 참여 중인 한 보쌈집에 들어가봤다. 장 모(45) 사장은 "코로나 이후 지난 2년 여간 손실금만 생각하면 밤에 잠도 안온다"며 "이번에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한다면서 지원금을 고작 100만 원 준다는 발표를 듣고 실낱 같은 희망도 끊어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홍대와 함께 대표적 번화가 중 한 곳인 신촌거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곳 역시 빈 가게들이 많았다. 불빛이 없는 매장들은 대부분 폐업했거나 일찍 영업을 끝낸 곳들이었다. '소등시위'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배달 주문이 늘어난 일부 가게들은 손님을 받던 테이블 위에서 음식 포장을 하고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신촌의 한 삼겹살 전문점 김 모(52) 사장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빚이 억대로 늘었다. 인근의 폐업한 가게들을 볼 때마다 저게 곧 나에게 닥칠 미래라고 생각하면 너무 암울하다"며 한탄했다.
화려한 밤거리를 자랑하던 신촌과 홍대 앞은 더이상 '번화가'가 아니었다.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자리에서 자영업자들은 깊은 한숨만 토해내고 있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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