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세대출 금리 급등 전망…"집값 안정엔 도움, 서민은 타격"

안재성 기자 / 2021-12-23 16:37:16
금융위, 공적보증 축소 추진…"은행이 리스크 떠안으면 금리 올리게 된다"
대출 거절 사례도 증가 전망…"가계대출 축소·집값 안정에는 도움될 것"
새해에 전세대출 금리가 급등할 전망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5% 선 돌파는 확정적이고, 상반기 내로 6% 선도 넘을 수 있다"고 23일 전망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연 3.38~4.88%다. 지난 8월말의 연 2.59~3.99%와 비교해 하단은 0.79%포인트, 상단은 0.89%포인트 각각 치솟은 수치다. 

그 사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회, 총 0.5%포인트 인상된 영향이 컸다. 내년초에도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금융위원회까지 '폭탄'을 던졌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 금융위가 내년에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금리 급등이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융위는 지난 22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2년 금융정책 추진 방향'에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현재 전세대출의 공적보증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이 실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보증 한도는 주택금융공사 최대 2억 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최대 4억 원, SGI서울보증 최대 5억 원까지로 제한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들의 보증 한도를 줄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적보증이 축소되는 만큼 은행의 자체 재원으로 해주는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곧 금리인상으로 연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적보증을 통한 전세대출은 은행의 리스크가 거의 없기에 저렴한 금리로 가능하다"며 "그러나 은행이 직접 실행하는 전세대출은 리스크가 커지므로 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은행의 자체 재원을 통한 전세대출은 공적보증보다 금리가 0.4~0.6%포인트 가량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내년초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전세대출 최고금리도 5%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기에 공적보증까지 축소되면, 5%대 중반은 금세 지나 6%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은행의 대출태도가 한층 엄격해져 공적보증보다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아예 거절당하는 사례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책임지는 전세대출은 일단 차주의 소득부터 꼼꼼히 따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아지는, 이른바 '깡통 전세'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당 주택의 가치도 까다롭게 측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공적보증 축소의 타격을 서민·취약계층이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소득층일수록 공적보증보다 대출 한도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외곽 지역이나 빌라 등은 깡통 전세의 위험이 있기에 역시 은행은 한도를 조이려 할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소득과 신용, 전세 대상 주택의 가치 등 조건이 나쁠수록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속출할 것"이라며 "제일 힘든 사람들이 제일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가 전세대출의 공적보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가 많다"며 구조 개선을 주된 이유로 내밀었지만, 속내는 가계대출 축소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는 대통령 보고에서도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4∼5%대로 억제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불균형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말 전세대출 잔액은 124조4298억 원으로 전년말(105조2000억 원) 대비 18.3% 늘었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5.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분은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집단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전세대출만 조여도 내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축소하면, 분명 전세대출 증가세를 억누르는 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미친 집값'에는 무이자 레버리지인 전세보증금의 역할도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대출이 어려워지면, 세입자들이 더 이상 높은 전세보증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므로 자연히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는 집값 안정화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민·취약계층이 '1번 타자'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걱정스럽다. 금융위 관계자도 "당장 내년 1분기에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여지를 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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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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