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봐야
백신은 퇴치수단 아니라 속도조절 역할
엔데믹 될때까지 방역강화와 위드코로나 오갈 것 현대의학에 의해 많은 질병이 퇴치됐을 거라 믿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류가 퇴치에 성공한 질병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천연두 정도만 사라졌을 뿐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말라리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말라리아는 18세기에 이름이 붙여졌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질병이지만, 지금도 매년 3억 명이 감염되고 40만 명이 사망하는 질병으로 남아있다. 1955년부터 살충제인 DDT와 예방·치료제 클로로퀸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완전 퇴치에 실패했다.
결핵, 나병, 홍역 등도 여전히 인류와 같이 지내고 있고, 사스, 메르스 같이 역사가 짧은 병원체도 공존하고 있다. 작년 말에 백신이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가 될 거라 믿었던 게 얼마나 순진한 바람이었는지 알 수 있다.
감염병의 역사를 통해 볼 때 내년에도 코로나19가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이 나오고 대다수 국민이 접종을 끝냈지만 이는 질병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뿐 완전 퇴치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스스로가 전염성이 강하지만 위험도가 낮아지는 형태로 바뀌어야만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때가 되면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재유행하는 형태로 바뀌고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다.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8천 명을 넘자 정부가 '위드코로나' 방안 중 일부를 되돌렸다. 그러자 언론이 섣부른 방역 완화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비난했다. 일리 있는 얘기지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인류가 퇴치에 성공한 질병이 많지 않은 만큼 코로나19도 장기간 이어질 거라 보는 게 합리적이다. 팬데믹에서 관리가 쉬운 엔데믹(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토착병)으로 바뀌는 게 최상의 그림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득실 사이에서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당연하다. 방역을 강화하면 소비가 둔화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진다. 중소상공업자는 특히 큰 피해를 본다. 그들의 동의를 얻어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피해 보상이 필요한데, 그 부담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
보상책이 없으면 중소 상공업자의 기반이 흔들려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을 계속 비정상인 형태로 놔둘 수 없고, 중소상공업자를 지원해야 하는 부담도 커 정부가 거리 두기 완화를 택하면 질병이 확산된다. 정부의 대응은 당연히 질병 상황에 따라 방역 강화와 위드코로나 사이를 오갈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보고 그 방향으로 정책을 펴왔다. 질병을 막기 위한 수단이 없고, 3분기까지 백신 접종률도 낮아 언제든지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은 상황이 좀 나아질 걸로 보인다. 2년 넘게 코로나와 함께 지내오면서 사람들의 대응 능력이 향상됐고, 백신과 치료제라는 확산 방지 수단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관된 정책을 기대하긴 힘들다. 여전히 질병 상황에 따라 정책이 바뀌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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