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허위 경력 일부 인정…'배우자 리스크' 터지나

장은현 / 2021-12-14 14:08:56
金 만화페스티벌 대상수상 관련 "돋보이려고 한 욕심"
"결혼 전인데 이렇게 까지 검증 받아야 하나" 항변
윤석열 "검증 발언 부적절…경력 날조는 사실아냐"
학교측 "수상경력 보지않아…겸임교수 채용은 공지"
전문가 "악재될 것…열 번이든 백 번이든 사과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14일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 일부를 인정했다.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서에 적시한 수상 경력을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자인한 것이다. 

김 씨는 또 대선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 범위가 지나치게 과하다고 토로했다. 당시 자신은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윤 후보와 결혼 전이었다는 것을 이유로 댔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 '배우자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씨가 밝힌 허위 수상 경력 기재 사실은 윤 후보가 국정 운영의 기치로 내세운 '공정과 상식'과도 전면 배치된다. 

▲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에 임명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있다. [뉴시스]

김 씨는 이날 오전 YTN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서에 기재한 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의혹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 △만화페스티벌 대상 수상 △대한민국 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 수상 여부다.

김 씨는 이 중 만화페스티벌 대상 수상을 허위로 시인했다. 그는 이력서에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이라고 적었다. 김 씨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실토했다. 

'애니메이션 특별상 수상' 기록과 관련해선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경력에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경력은 개인이 아닌 출품 업체가 상을 받았다는 점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당시 출품 업체 대표는 인터뷰에서 "김 씨가 회사 이사로 재직한 건 맞지만 출품작 제작을 마친 뒤에 들어왔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김 씨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 씨 주장과 배치된다.

김 씨는 "겸임교수 임용 당시 수상 경력 자체를 대체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며 "그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씨의 채용으로 누군가 피해를 봤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채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지원했기 때문에 자신이 채용됐다고 누군가가 채용되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2002년부터 3년간 기획이사로 지냈는지에 대한 부분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근무 기간을 잘못 기재하는 착오가 있었을 순 있지만 재직증명서를 위조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원여대 교무팀 관계자는 통화에서 "겸임교수 채용시 수상 경력을 보지 않는 게 맞다"라며 "산업체 재직 3년 경력이 있으면 임용 자격을 얻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수상 경력, 업무 경력을 썼다고 하더라도 학과에서 필요한 부분만 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원서에 기재한 부분에 대해 증명서를 내지 않으면 그 부분을 일절 활용하지 않아 '제출서류상 허위사실에 따른 임용 취소 가능'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겸임교수 채용은 소개로 이뤄지지 않고 보통 인사 업체를 통해 공지를 내고 이뤄진다. 이와 관련한 김씨의 인터뷰 내용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김씨 관련 질문에 "(검증에 대한 억울함을 드러낸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선 "부분적으론 (사실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허위 경력은 아니고 수상 경력이 날조된 것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김 씨가 일부 허위 기록을 인정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애니메이션 특별상 수상 부분은 그 회사의 운영 과정과 출품에 부사장으로서 깊이 관여했고 제자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고 들었다"며 "개인의 경력으로 얘기하진 않았고 참고자료로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협회의 비상근 이사라고 하는 부분은 실제로 그 직함으로 상당 기간 일을 했으며 교수 신청서를 낼 때 재직 증명서를 정당하게 받아 냈다"고 부연했다.

그는 "처가 기자를 대하는 태도가 부족해 언론과의 통화를 자제하라고 했는데, 처로서는 결혼 전 오래전 일까지 뒤지냐는 차원에서 억울함을 드러낸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씨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 의혹 등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도이치 건은 수사 부서에 배당됐고 진행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수사하지 않은 것인데 아마 현 정부의 고위직 중 누군가가 지시해 내사 자료를 언론에 유출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장모 최은순 씨 관련 파주 요양병원 설립·요양급여 부정 수급 의혹에 대해서도 "기소가 안 되고 무혐의 판단을 받은 사건을 관계자 한 사람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다시 끄집어내 기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검찰 과잉 수사를 문제 삼았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씨 인터뷰와 관련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 할지라도 입시, 입사 문제는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영역이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윤 후보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결혼 전 일이기 때문에 유권자가 스스로 감안할 수는 있겠지만 본인이 허위 수상 경력에 대해 인정했으면 열 번이든 백 번이든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윤 후보가 전면에 내세우는 게 공정인데 '저는 공정합니다만 배우자는 예외다'라고 하는 것이냐"며 "'공정'을 말할 때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엄호'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후보와 결혼하기 한참 전에 있었던 일이기에 그 부분을 감안해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과오로 전과가 4개 정도 있는데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해 매일 사과하라고 종용치 않는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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