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끌어안은 윤석열 '공룡' 선대위…득이냐, 독이냐

장은현 / 2021-12-13 15:49:37
김종인 "정책 개발하겠다는 선대위 부서 너무 많아"
"원희룡 중심으로 의제 종합해 한 목소리 내야" 주문
6본부장·8개 본부 등 '매머드' 조직 불협화음 우려
윤희숙 "일자리·부동산·교육 등 개혁과제 제시할 것"
전문가 "후보가 정책 명확히 하지 않으면 혼란 계속"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선대위에 정책을 개발해 공약으로 내겠다는 부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공룡' 선대위 여기저기서 각기 다른 소리가 나올 것을 대비해 사전 경고를 날린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손실보상 50조, 100조 원 주장에 대한 해석상 혼선으로 논란을 겪었다. 윤 후보가 직접 정책을 발표하며 방향성을 명확히 하기 전까지 곳곳에서 군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된다. 

▲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 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 후에도 인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선대위는 현재까지 6본부장 지휘 하에 총괄상황본부 등 8개 본부로 짜인 매머드급 체계를 갖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 선대위 회의에서 "현재 많은 부서에서 공약을 내겠다고 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원래 정책은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모든 것을 종합해 한 목소리로 모아 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는데 각기 다른 곳에서 얘기하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윤 후보와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한 결과 후보도 절대로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정책에 관여하는 모든 분들이 주의 깊게 봐 주시고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의 당부는 몸집이 커진 선대위로 인해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부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10일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내기대위) 위원장으로 합류한 소식을 전하며 "일자리, 연금, 부동산, 환경, 교육, 신산업규제 등에서 개혁 과제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경제 문제 외의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윤 후보가 구현하려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국민에게 펼쳐 보이고 국민과 함게 만들어가는 정책 아고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날엔 김한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새시대 준비위원회'(새시대위)가 닻을 올렸다. 새시대위는 선대위에 속하지 않는 후보 직속 독립 기구로 합리적 진보와 중도, 청년 등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몇몇 인물 중심으로 전략적 선거 활동을 하는 것이 득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의 '큰 선대위'는 윤 후보가 원했던 구성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크게 하나 돼 나아가겠다"며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할 의지가 있는 모든 분을 모시겠다"고 공언했다. '모두를 끌어안는 선대위' 구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문제는 '불협화음'이다. 여러 기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의제를 발표할 경우 정리되지 않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공약과 위원회발 개혁 의제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위, 외곽 조직 관계자들은 정책총괄본부의 역할과 겹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기대위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 산적해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다양한 소통 경로로 국민과 함께 논의하는 광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기대위는 정책을 내놓는 곳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정책 본부와 역할이 겹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책총괄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혁 과제를 제시하고 정책화하는 과정에 특별한 메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각 위원회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대위에 많기 때문에 각각의 의제들을 같이 논의하고 조율하고 있다"면서다.

이 관계자는 "정책총괄본부 중심으로 정책 발표는 이뤄지지만 '주제 제시'로 업무를 한정하는 부서를 정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내부 혼란이 발현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윤 후보 본인이 아직 정책적 비전을 발표하지 않고 각 위원회, 본부에서 의제들을 다루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최근 코로나 손실보상 50조, 100조 논란이 된 것도 선대위 안에서 의견 조율 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표 공약이 어느 정도 발표가 된 후엔 모르겠지만 그전까진 이러한 혼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은현

장은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