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빚 나쁘다는 건 바보같은 생각…좋은 빚 있다"
조국 사과로 중도 공략…진보 아젠다 계승은 한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민생 이슈를 챙기고 부동산 정책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먹고 사는 문제'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실책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이 중도층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중도층은 특정 이념·지역주의에 얽매이기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 후보가 민생·부동산에 집중하면 현 정부에 대한 비판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정책 차별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수록 '정권교체' 여론을 상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문 정부에 대한 이 후보의 '거리두기'가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진행된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서 청년들과 만났다. 그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결국 기회 부족이고 주택도 그 중 하나가 된 거 같다"며 기성세대 책임론을 언급했다. 이어 "청약 저축 제도 분양 경쟁이 심해진 이유는 비정상적인 주택가격 상승 때문에 분양가격과 시중가격이 워낙 커졌기 때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신혼부부와 청년들에 30% 물량을 배정해 추첨한다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완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문제들을 들어보고 여러분들의 제안을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집값 폭등을 불러 온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질타하면서도 이재명식 실용주의 노선을 앞세우는 의도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국가의 빚이나 개인의 빚이나 빚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미래 자산을 앞당겨 쓰는 것이 가치가 훨씬 크다면 앞당겨 쓰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정책이란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가 여러 가지 권력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상황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전날 소상공인과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데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조국 사태'에 대한 거듭된 사과도 중도층을 껴안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그는 전날 MBC TV 방송에 출연해 "작든 크든 잘못은 잘못이고 투명한 사회,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어 왔으니 다른 어떤 경우보다 크게 책임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친문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사과를 두 차례 더 했다. 당내에선 정권교체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반복적인 조국 사과가 선거 승리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만만치 많다.
이 후보는 중도층 구애를 위해 현 정부와의 비판 노선을 견지하되 부동산, 일자리, 자영업 등 민생문제 해결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정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과나 현 정부 비판은 중도층 공략을 위한 일종의 출입구는 될 수 있지만 판세를 뒤집을 만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이 후보는 복지와 분배, 사회안전망을 중시하는 진보 아젠다를 계승하는 입장"이라며 "진보 아젠다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현 2030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국정기조 전환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