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재정권·인사권 행사…선거자금 집행 등 영향력
주로 대선후보 측근 임명…김종인·李는 부정적 입장
尹 "선대위 얘기 거짓말…權 확정이면 발표했을 것" 국민의힘 새 사무총장으로 4선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이 유력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이준석 대표와 만나 권 의원을 한기호 사무총장 후임에 임명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두 사람 갈등은 일단 수습되는 모양새다.
윤 후보 측은 대선후보와 호흡이 맞는 인사를 새 사무총장에 기용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가 한 사무총장을 임명한 만큼 인사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불거졌으나 결국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다만 권성동 사무총장 인선은 막판에 뒤집힐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그 (선대위 인선) 과정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면 다 거짓말"이라며 "정상적인 인사는 미리 얘기하지도 않거니와 어떤 경위인지도 나오지 않는 거다"라고 말했다. 특히 권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냐는 질문엔 "확정됐으면 발표했겠지, 왜 안했겠나"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평시 사무총장은 당 대표의 명을 받아 당의 전략·조직·홍보·인사·재정을 총괄하며 시·도당 사무처를 관장한다. 당비의 징수와 납부된 당비의 관리도 사무총장이 관장한다. 당의 곳간을 책임진 '맏살림꾼'이다. 본선 레이스에서 대선 후보의 두터운 신임이 필요한 요직이다.
사무총장은 인사권과 재정권을 틀어쥐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 국면에서 특히 중요한 자리다. 수백 억원에 달하는 대선자금의 관리와 집행을 맡는 데다가 공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3·9 대선과 함께 5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진다. 석달 뒤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누가 새 사무총장이 될 지 이목이 쏠렸던 이유다.
권 의원은 어떻게 윤 후보의 눈에 들었을까.
권 의원은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최측근으로 꼽혔다. 윤 후보가 어린 시절 외가인 강릉을 찾을 때마다 어울렸던 소꿉친구 인연에 검사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경선 과정에서는 캠프의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윤 후보가 믿는 인사 중 선두 주자다. 윤 후보는 경선 승리 후 첫 선대위 인선으로 권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는 윤 후보 경선 캠프 물갈이 대상에 권 의원을 포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후보는 권 의원을 비서실장에 발탁했고 사무총장으로 내정하면서 곁에 두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권성동 카드'는 대선후보가 자기 사람으로 사무총장을 임명해 온 관례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17대, 19대 대선때 이명박, 홍준표 후보는 각각 이방호, 이철우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발탁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교체하지 않았다.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서병수 의원은 친박계였다.
문제는 윤 후보 캠프 주축을 이루는 친이계 출신 인사들에 대한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 박민식·신지호 전 의원 등이 친이계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9월 '윤석열 주변 파리떼'를 언급한 바 있다. 경선에서 불협화음을 연출했던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친이계 측근들과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이번 사무총장 인선에서도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데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권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연루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점도 이 대표 등이 비토한 이유로 보인다. 채용비리는 윤 후보가 기치로 내세운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데다 2030세대가 등돌릴 위험성이 있는 폭탄이다. 권 의원은 해당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가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바 있는 등 여전히 껄끄러운 점이 존재한다.
대선후보의 비전 뿐 아니라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성까지 보여줘야 하는 선대위 핵심보직에 권 의원을 기용하기 부적합하다는 이 대표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본인의 정치적인 커리어를 고려해서라도 반드시 대선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라며 "아주 혁신적인 인사를 할 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흠결이 있는 인사는 배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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