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160명 지지…매머드급 캠프로 세력 결집
與·경쟁자 이중 공세 대응…대중정치인으로 급성장
홍준표와 양강…잦은 실언에도 선방하며 지지 굳건 "대통령을 몇 번 해본 분 아니고서야 대통령직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저와 철학을 같이 하는 분, 필드 경험이 있는 분 중 연고와 관계없이 최고의 인재를 발탁해 쓰겠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달 31일 윤석열 후보는 정치 신인이란 한계를 '철학'과 '용인술'로 넘어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루 뒤 시작되는 당원 투표를 겨냥해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5일 경선에서 승리해 청와대 입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검사외길로 정치적 자산을 쌓아 제1야당 대선후보가 됐다. 전대미문의 일이다. 과반 국민의 정권교체 열기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0선 당대표를 만들어낸 데 이어 '반문재인' 전사를 대권 전쟁의 적임자로 선택했다.
장외서 '외연확장' 꾀하다 국민의힘 입당…지지율 하락 위기 맞기도
검찰 수장에서 갑자기 정치 신인이자 대권 주자로 변신하면서 수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경험했다. 특히 야권 유력 주자여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6월 29일 정치 참여 선언후 일거수 일투족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반문 투사'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연일 언론의 관심사였다.
대선 출정식에서 "자유민주주의 등 국민의힘과 정치 철학 면에서는 생각을 같이한다"면서도 국민의힘 입당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도층와 탈진보층으로의 외연 넓히기를 우선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민심을 경청하거나 전문가 조언을 들으며 독자행보를 했다.
준비 기간이 짧아 문제점이 자꾸 드러났다. 지지율이 떨어지더니 좀체 오르지 않았다. 검사가 아닌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실망 탓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언행이 보수를 지향한다', '반문 노선 외 비전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거듭된 실언과 미흡한 대처는 '1인1망언'이라는 비아냥을 샀다. 일부 실언은 역사의식 부족, 약자 혐오 등으로 비치면서 공감능력 부재, 대통령 자질 논란으로 번졌다. '벼락치기 공부', '반문 이미지'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지적은 아직까지 주효하다.
한달 간 독자 행보를 하다 7월30일 전격 입당했다. "정권 교체를 위해 제1야당에 입당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게 도리"라는 명분에서다.
입당 전후엔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벌였다. 내홍이 이어져 당이 '친윤계'와 '반윤(反尹)계'로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제1야당에 안착하면서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빠르고 폭넓게 영입해 조직력을 키웠다.
100명 가까운 전·현직 의원이 합류한 매머드 대선 캠프를 차렸다. 이들은 각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전국 지지세를 모았다. 각 분야의 위원장·특보 등으로 활동하며 그의 정치 세력 미비·경험 부족을 보완하는 역할도 했다.
권성동 의원은 캠프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종합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의정 경험이 풍부하고 선거 실무에도 밝은 4선 중진이다. 권 의원은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전국 약 245개 당협 중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160명 정도 된다"며 당심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거물급 인사가 많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6인체제로 운영됐다. 하태경·주호영·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원내대표,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총괄특보단장, 초선 이종성 의원은 장애인정책본부장으로 일했다. 조해진 의원은 뒤늦게 합류했다.
이채익(부울경선대위 위원장), 박성민(조직2본부장), 정동만(부산선대위 공동위원장), 최춘식(경기선대위 공동위원장), 황보승희(지방자치공동본부장), 박대수(노동위원장), 서정숙(보건의료정책본부장) 의원 등도 핵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3선의 이종배(정책총괄본부장), 송언석(정책조정본부장) 의원과 재선 윤한홍(총괄부실장), 이철규(조직본부장), 정점식(공정과상식위원장) 등도 적극 도왔다. 5선 정진석 의원은 대표적 친윤계 인사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현 민생당) 원내대표등은 호남 지지그룹의 대표 인물이다.
사법시험 '9수' 끝에 늦깎이 검사로 출발해 '검찰 수장'까지 오른 만큼 율사 출신 인맥도 두텁다.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석동현(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 검사 후배인 주진우(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도 빼놓을 수 없다.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윤 후보의 조언 그룹으로 꼽힌다. 검찰 후배인 한동훈 검사장은 현직 공무원으로 캠프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자타 공인 최측근이다.
현역 의원 중 권성동(사법연수원 17기)·정점식(사법연수원 20기) 의원 외에 유상범(사법연수원 21기) 의원이 검사 출신이다. 김경진(사법연수원 21기)·주광덕(사법연수원 23기)·박민식(사법연수원 25기) 전 의원도 검사 출신으로 캠프에서 도왔다.
정책자문 그룹에 이름을 올린 40여명은 전문가 지원 세력이다.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라이벌 홍준표 등장과 '전두환 옹호'에 위기…경선 투표 막판까지 긴장
당심에 압도적 우위를 보였지만 대선 후보가 되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경선 내내 여당과 당내 경쟁 주자들의 이중공세에 시달렸다.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 고발사주 의혹은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당내 경쟁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도덕성 문제를 쟁점화하는 홍준표 후보와 탄탄한 공약을 앞세운 유승민·원희룡 후보의 검증 공세는 매서웠다. 경쟁 주자들은 "준비가 너무 안돼있다"며 약점을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그만큼 윤 후보는 '대중 정치인'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자신과 가족 관련 의혹엔 "문재인 정부가 2년동안 탈탈 털었지만 나온 게 없다"고 맞받아쳤고 공약과 비전도 차근차근 다져갔다. 지지자들조차 불안해했던 TV토론에서 '선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선 막바지 터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파문은 상당한 악재였다. 지지율이 한동안 휘청였다.
돌파구로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띄웠다.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세력과 싸우고 국민의힘을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유연한 보수정당으로 혁신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소득주도성장·외교안보정책을 뜯어고치겠다고 호소했다. 결국 '당심 우위'를 끝까지 지키면서 승기를 잡았다.
숱한 의혹과 실언, 준비 부족이라는 걸림돌에도 본선 도전 티켓을 따냈다. 윤 후보가 외치는 '공정과 상식'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적 빚 없는 신인이 과감한 정치혁신을 이뤄내며 대선승리를 향해 힘차게 나가야 할 때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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