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은 단체파업·행정소송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강력 추진했던 주요 사업들이 퇴임 후 삐걱거리고 있다. 재임시절 강한 추진에 힘으로만 밀어붙인다는 볼멘 지적들이 지사직 사퇴 후 소송 등 후유증으로 터져나온다는 지적이다.
"마지막 해야 할 행정처리가 있다"며 지사직 사퇴까지 미루고 강행한 일산대교 무료화 공익처분은 법정다툼이 불가피해졌다. 공공기관 이전은 이전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체 파업'에 행정소송까지 예고되고 있다.
법정으로 향하는 일산대교 공익처분
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가 지난달 26일 실시한 일산대교 공익처분이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일산대교㈜는 공익처분 하루 뒤인 27일 경기도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공익처분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출했다.
경기도가 일산대교㈜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공익처분 통지서를 전달하고, 27일 정오부터 일산대교의 통행료를 '0원'으로 조정한 데 따른 대응이다.
통상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2~3주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부터는 통행료 징수가 다시 재개될 수도 있다.
앞서 같은 달 24일 봉하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해야 할 행정처리가 남아 있어 사퇴를 24일이 아닌 27일로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언급한 '마지막 행정처리'는 일산대교㈜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공익처분 통고다.
도는 대응책으로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전체 인수금액 중 일부 선지급'하는 카드를 꺼냈다. 선지급금은 일산대교 1년 치 통행료 수입 약 290억 원 규모다. 본안 소송까지 통상 1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적어도 대선 전에는 통행료를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도는 이날 "일산대교 공익처분에 따른 인수비용을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정당한 방식으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회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일산대교 공익처분을 국민연금공단과 일산대교㈜ 측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일산대교 공익처분을 중단시키지 말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일산대교㈜ 측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일산대교 통행료 징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전 지 물색 난항에 단체파업,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공공기관 이전
이 후보가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강력히 추진한 공공기관 이전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후보는 재임기간 모두 3차례에 걸쳐 공공기관 15곳의 경기북동부 이전을 발표하고 진행해 왔다.
1차는 2019년 12월 추진됐다. 경기도는 고양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5년까지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문화재단,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등 3곳의 공공기관을 '고양관광문화단지'에 이전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경기교통공사와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등 5개 공공기관의 주사무소를 양주·동두천·양평·김포·여주로 각각 이전하기로 했다.
마지막 3차는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지난 2월 발표됐다. 경기연구원과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이른바 경기도 산하 '빅4 기관'을 비롯해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복지재단, 경기농수산진흥원 등 7개 기관이 결정됐다.
공모를 거쳐 경기연구원은 의정부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이천시, 경기복지재단 안성시,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광주시, 경기신보 남양주시, 경과원 파주시, GH 구리시로 이전이 각각 확정됐다.
하지만 이날 현재 이전 일정이 확정된 곳은 2차 이전 대상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과 3차 경기농수산진흥원 2곳뿐이다. 2곳 모두 다음 달 이전한다.
덩치가 큰 도 산하 공공기관이 밀집한 3차 이전이 논란의 중심이다. 워낙 갑작스럽게 추진된 데다 일방적 결정이 이어지면서 공공기관노조로부터 '졸속·일방결정'이라는 반발을 샀다.
실제 대상 기관들은 이전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이전과 건물을 올리는 데 필요한 예산을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전을 요청한 해당 시군이나 강력 추진한 경기도가 비용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과원의 경우 파주시가 제시한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야당동 1002번지 일원(1만4655㎡)과 금촌동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1017번지 일대(4만8114㎡)의 입주 여부를 타진했다.
하지만 양 측은 토지 매입 및 건물 신축 비용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이후 추가 진행이 없는 상태다.
산하기관 중 유일한 금융기관인 경기신보는 남양주시 이전을 위해 여전히 임차건물을 물색 중이다. 남양주시도 공문 등을 통해 구체적 이전지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신보는 임차건물을 찾는 대로 임시로 입주한 뒤 2028년 준공 예정인 왕숙신도시 내 토지를 매입, 건물을 신축해 다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차 및 토지매입·건물 신축 등에 대한 일체 비용은 역시 자체 부담해야 할 처지다.
GH는 애초부터 구리시가 제시한 부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신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을 내는 기관인 만큼, 자금에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헌욱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전날(2일) 돌연 사임, 추진이 불투명해 졌다.
상황이 이렇자 공공기관 노조는 '단체 파업', '행정소송' 등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조건 저하 등 변경이 있을 경우 노사 간 합의가 필수"라며 "각 공공기관 사측의 권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관이전을 추진한 경기도가 합의를 하고 있지 않아 단체 파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소송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지난 6월 제기한 헌법소원은 기각됐지만 결정문을 보면 이 전 지사한테는 산하기관 이전 권한이 없다는 내용으로 기각 취지를 밝혀 의미가 있었다"면서 "행정소송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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