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은 경선과 관련 없는 사람…만나자고 한 적 없다"
洪 대선 후보 확정 시 金과 껄끄러운 관계 '과제'
李·김재원 "선거 작전 지휘는 金…洪 마음 넓어져"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홍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독대 요청을 했는데 거절 당했다더라"라는 윤 후보측 발언이었다. 홍 후보는 "거짓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두 후보 간 감정 싸움이 격해지는 듯하자 이준석 대표가 나서 중재를 시도했다. 이 대표는 "홍 후보가 야당 후보로 선출되면 김 전 위원장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얘기는 호사가들이 하는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움직일 분이고 홍 후보도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후보는 지난 26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김 전 위원장이 선거 작전 지휘를 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경선에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대표는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의 총괄적 지휘 능력이나 메시지 전달 능력을 꼭 활용해야만 대선 승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며 "단연코 김 전 위원장이 선거에서 작전 지휘 역할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경선 도움을 받으면 영남의 보수층이 전부 싫어한다"며 "그래서 경선 과정에선 김 전 위원장을 만날 필요도 없고 제가 만나자고 연락한 일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윤 후보 측 일부 이상한 사람이 내가 김 전 위원장한테 만나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참모들이 김 전 위원장을 만나보라고 종용해도 저는 만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홍 후보 측 백용호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27일 kbc라디오 '백운기의 시사1번지'에서 "(독대 제안 거절 소문 관련해) 윤 후보 측이 오히려 김 전 위원장을 폄하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백 위원장은 이날 "개인적으로 김 전 위원장을 잘 아는데, 홍 후보가 만남 요청을 했다면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 후보 측이 김 전 위원장에게 큰 부담을 주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야를 넘나들며 주요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력으로 '킹 메이커'로 불린다. 그는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큰 공을 세웠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등의 성과를 냈다. 그러다 2020년엔 다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해 지난 4·7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주요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초반부터 윤 후보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과거 정치", "파리떼", "입당 후회할 것" 등 쓴소리도 거침없이 날렸다. 그러나 최근 "윤 후보 쪽으로 (판세가) 기울어져 있지 않나"라며 무게를 실었다.
윤 후보 측도 김 전 위원장의 '역할'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김 전 위원장과) 긴밀한 대화가 오갔다"며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가 최근 저녁 식사를 했고 일주일에 두어번씩 통화를 하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김 특보는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를 이룰 세력 중 현실적으로 가능한 후보는 윤 후보라고 하더라"라며 "그는 윤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홍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김 전 위원장과 관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껄끄러운 관계를 아직 끊어내지 못했다.
홍 후보는 검사 시절인 1993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동화은행 뇌물' 혐의에 대해 자백을 받아낸 바 있다. 홍 후보가 지난 6월 국민의힘에 복당하기까지 1년을 밖에서 떠돈 것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홍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선두권을 달리자 지도부가 나서 두 사람 간 화해 모드를 조성하는 모양이다. 이 대표에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홍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 서운한 관계인 건 틀림없다"면서도 "홍 후보 마음이 넓어졌기 때문에 극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최고위원은 "홍 후보가 예전엔 좋고 싫음이 분명했는데, 지금은 다 받아들이겠다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당내 경선이 끝나는 다음달 11월 5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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