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는 국민의힘 갤러리에?…이어지는 '위장당원' 논란

조채원 / 2021-10-06 13:22:48
윤석열, 지지층 결속 노려 위장당원 제기 해석
홍준표 "역선택 없고 조직적으로도 못 한다"
권성동 "위장당원 있다…당원폄하는 아냐"
"기우"·"쪼잔" 정치권 안팎서도 비판론 우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인) 위장당원이 (국민의힘에) 엄청 가입했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의 발언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경선후보 6차 TV토론에서 "위장당원 문제는 증거가 없는 것 아니냐"는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증거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갤러리에도 민주당, 친여 성향 지지자가 이중 가입해 언제까지 (활동) 하면 누구를 찍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1차 컷오프(예비경선) 전 불거졌던 '역선택'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로 보이는 누리꾼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신청했다는 내용의 게시물. [국민의힘 갤러리 캡처]

윤 후보의 '위장당원' 발언은 6일 시작된 2차 컷오프 당원투표(30% 반영)를 앞두고 지지층 결속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전당대회 이후 가입한 책임당원 26만명이 본선 진출자를 좌우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책임당원 수가 기존 책임당원 수에 육박할 뿐더러 본경선에서는 당원투표 반영비율이 50%로 높아진다. 윤 전 총장이 새로 들어온 책임당원 가운데 비중이 큰 2030세대의 표심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준표 후보도 위장당원 발언이 윤 후보의 지지율 위기감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데일리안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본선에 나가면 호남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가 59%, 제가 28%가 나온다"며 역선택 주장을 일축했다. 자신의 상승세를 윤 후보 측이 대세가 아닌 역선택 결과로 몰아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역선택이라는 게 있을 수도 없고 조직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하태경 후보는 위장당원 이슈가 당심에 중요한 변수도 아니고 윤 후보에게 마이너스라는 입장이다. 하 후보는 MBC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제시한 위장당원 증거에 대해 "풍문 수준"이라며 "검사할 때는 증거재판주의인데 정무적 발언을 할 때는 그냥 커뮤니티에 오가는 내용을 검증도 안하는 것 같아 캠프에 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에 입당한 당원들이 (본인들을 위장 당원으로 보는지) 항의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원 게시판에는 '정권교체 열망으로 가입했는데 위장당원으로 치부돼 불쾌하다'는 의견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후보 캠프는 위장당원이 존재하며 본경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윤 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인터넷 사이트에 보면 민주당원들의 일부, 민주당의 열혈 지지자들이 우리 당의 경선에 관여하기 위해 일부 위장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도 지난 총선 때 4만 명을 걸러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일부 경쟁주자들이 윤 후보에게 '당원 모독 프레임'을 걸고 있다"며 "우리 당의 진성 당원들이 투표율을 올려 정권교체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지 당원 전체를 위장당원으로 폄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위장당원 발언에 대한 비판 의견이 우세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권 의원 주장에 대해 "민주당 권리당원 120만명 중 4만명이 위장당원이라면 약 3.3%, 국민의힘 신규 책임당원 26만명 중 3.3%가 위장당원이라고 해도 8000명 수준"이라며 "전체 책임당원으로 보면 1%대인데 이들이 경선 결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1·2위 싸움에서 1%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겠지만 이들이 모두 한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드시 결과 왜곡, 역선택을 위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다는 전제도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 후보의 위장당원 발언을 혹평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유승민, 하태경을 일시적으로 핀치로 몰기도 하고. '왕' 자에 대한 사과도 좋았는데, 위장당원 발언도 사과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설사 역선택을 위해 입당한 이들이 더러 있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무시해도 좋을 양이며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그런 데 신경 쓰는 것은 쪼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도 "기우"라며 선을 그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민주당 선거인단은 30초만 하면 금방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데, 우리 당은 휴대번호를 알려주고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 사람들이 굉장히 꺼려한다"며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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