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앨 악습" vs "먹을 자유"…해묵은 '개고기 논쟁' 이번엔?

김명일 / 2021-09-29 17:07:51
농장·식당주 반발-동물단체 찬성 뚜렷
靑, 갈등 가열되자 "모두의 입장 고려"
문재인 대통령 발언으로 '개 식용 금지'가 사회 이슈로 부상했다. 동물보호단체는 환호했지만 육견협회는 반발했다. 사회적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보인다. 

▲ 초복인 7월 12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개고기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부겸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유기동물 관리체계 개선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이 사실을 밝혔다. 정부는 30일 개고기 식용 금지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자인 보신탕집 운영주들이 당장 반발했다. 이들은 "다른 고기와 유통 및 보관과 요리 과정이 다르지 않다"며 "이해할 수 없는 조치이고 생업에 대한 위협"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육견협회는 "식용 개가 있고 반려동물 개가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나섰다"고 말했다. 또 "농가와 상인에다 개를 먹는 국민까지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조치로, 불행한 사건"이라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즉각 환영 뜻을 나타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45개 단체는 28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개를 먹거나 합법화한 나라는 손에 꼽는다"며 "전통문화가 아닌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검토 지시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각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문명 사회에 있을 수 없는 개 식용"-"선진국 눈치를 볼 필요가 뭔가", "개는 사람과 함께해온 동물"-"그렇다면 소·닭은 왜 먹나?" 등 상반된 의견이 충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장 시행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님께서 검토 지시를 했다고 오늘 실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준비하며 국민 정서와 이해 당사자 입장을 고려해 법률로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속도전으로 나가지 않을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 개 사육 농민 단체인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초복인 지난 7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 식용 금지 법안'에 반대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금지' 윤석열 '신중'…유력 주자에도 '민감 주제'

개고기 식용 문제는 최근 여야 정치인 사이에도 민감한 주제로 떠오른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2일 당이 마련한 '올데이 라방' 토쿄스에 출연해 "개고기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장성민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 글로 "진정한 애견인으로서 할 말인가"라 비판하며 "저는 1000만 애견인에 개고기 식용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장 후보 모두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개 식용 금지가 포함된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전국육견인연합회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고기는 수천년을 조상 대대로 먹어온 음식"이라며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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