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종전선언·남북정상회담 가능"…남북관계 급진전

조성아 / 2021-09-26 00:03:54
"종전선언, 건설적 논의 거쳐 해결될 수 있을 것"
"남북이 트집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할 필요없어 "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으로 설전 유도 말아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종전선언 추진 의사를 밝혔다. 남북 연락사무소 재설치와 남북정상회담 의사도 밝혔다. 북한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모양새다. 김 부부장은 북한 대남·대미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대화, 북미대화 재개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25일 오후 담화에서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비로소 북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의의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수뇌상봉과 같은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하나하나 의의 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AP 뉴시스]

김 부부장은 "공정성을 잃은 이중 기준과 대조선 적대시 정책, 온갖 편견과 신뢰를 파괴하는 적대적 언동과 같은 모든 불씨들을 제거하기 위한 남조선 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남조선이 북남관계 회복과 건전한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말 한마디 해도 매사 숙고하며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담화는 전날 대화 재개 입장에서 한걸음 더 전진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24일엔 "우리는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 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 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대북제재 완화와 핵보유국 인정 등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이 아니다. 정전협정 체제를 깨지 않으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계기로 대북 제재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취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대북 적대 정책 철폐만을 주장해 위기를 모면하고 군사력 증강만을 합리화하기 위해 위장평화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베이징 올림픽, 한국의 대선 등을 앞두고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 공을 남으로 넘겼다. 25일 담화에서 "우리를 향해 함부로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며 북남 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존하는 조선반도 지역의 군사적 환경과 가능한 군사적 위협들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 증강 활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미국, 남조선식 대조선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주장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도전"이라고 했다.

이어 "남조선은 미국을 본떠 이런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억지주장을 내들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파괴하려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꼭 밝혀두고자 한다"면서도 "남조선이 정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권언은 지난 8월에도 한 적이 있었다.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부연했다. 대화를 재개하고 종전선언에 이를지 말지는 남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말이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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