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네거티브 여파도…10만명 안팎 머물수도
이낙연, 투표 독려…"결선투표 가도록 도와달라"
이재명 측은 "불리할 것 없다"…대장동 총력 저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권 투표율이 예상밖으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이재명, 이낙연 경선후보 측 모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초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권리당원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양측은 낮은 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할지 주판알을 분주히 튕기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24일까지 호남 지역 권리당원의 온라인 투표율은 38.56%(광주·전남 40.29%, 전북 35.69%)에 그쳤다. 온라인 투표 참여율 기준으로 보면 이번 경선에서 최저치다. 앞서 경선이 진행된 대구·경북(63.08%)과 강원(44.13%), 세종·충북(41.92%) 등의 투표율과 비교하면 가장 낮다.
ARS 투표 참여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종 투표율도 50%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만명의 호남 선거인단 중 10만명 안팎의 참여가 예상된다.
예상밖의 낮은 호남권 투표율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선거운동이 제약된 데다가 추석 연휴가 겹친 게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경선이 과열되며 진흙탕 공방으로 번진 것이 지지층의 투표 의욕을 떨어트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추석 연휴 내내 이슈의 중심에 섰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논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호남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히려는 선두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치적 고향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의 낮은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누적 투표 결과 1위인 이 지사는 28만5856표로 53.71%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17만2790표(32.46%)로 뒤를 잇고 있다. 표차로는 11만3066표다.
통상적으로 지역 순회 경선 최종 투표율은 권리당원 투표율보다 10%포인트(p) 가량 높다. 이를 반영해 호남 경선의 최종 투표율을 50%로 가정할 경우 이 지사는 호남 유효표의 약 30%(3만1000여표)를 얻어야 과반을 유지할 수 있다. 투표율 55%를 기준으로 하면 32%(3만6000여표)가 과반선 기준이 된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이 지사가 50% 사수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표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향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이 지사와의 누적 표 차이를 10만 표 이내로 좁히는 것이 1차적 목표다. 이번 경선에서 이 지사보다 1만3066표 이상 더 가져가야 10만 표 내로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투표율 50%를 기준으로 볼 때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이 이 지사보다 약 12∼13%p 높아야 가능하다. 이 지사의 득표율을 40%로 가정하면 이 전 대표는 최소 52∼53%는 기록해야 하는 것이다.
변수는 또 있다. 누적 투표 결과가 11.86%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전할 것이냐도 본선직행과 결선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급해지는 쪽은 이 전 대표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높은 참여율과 높은 득표율을 모두 충족해야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더욱이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반전을 노리는 이 전 대표로선 지지자들의 높은 참여가 필요조건이다.
온라인 투표는 끝났지만 아직 ARS 투표가 남아 있는 만큼 이 전 대표는 직접 호남 대의원 ·권리당원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선투표로 가도록 결정해 달라"며 "민주당 경선이 야당보다 더 치열하고 더 역동적인 감동의 드라마가 되도록 호남이 결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호남은 역사의 고비마다 책임 있는 역할을 다했다"며 "이번 경선에서도 광주, 전남북이 가장 높은 투표율로 가장 높은 민주 의지를 보여 주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RS 투표가 광주·전남은 오늘까지, 전북은 내일까지다. 전화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추석을 거친 호남 민심은 이 전 대표 쪽에 유리한 흐름이다. 전남 영광 출신이자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면서 동정론을 자극한 것이 우호 여론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가 최근 대장동 의혹과 '수박' 논쟁이라는 악재에 맞딱뜨리면서 이 전 대표 측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지사 측은 저조한 투표율이 경선 판도에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과반확보에 필요한 득표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캠프는 이 전 대표 측이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에 대해 네거티브 공방을 해 온 것이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줬고 그것이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이 이 지사 득표율에 악형향을 끼칠 수 있어 의혹 확산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 안민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네거티브 프레임을 짜서 대선을 끌고 가려는 의도라며 야당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안 의원은 "이 지사가 단 한푼이라도 먹었다거나 어떤 비리에 연루된 것이 있으면 본인이 어떻게 직접 해명을 했겠나"라며 "이 지사는 성남시가 5000억원 이상 수익을 가져오도록 해서 공원도 만들고 부대시설도 만든 치적 사업이었는데 비리사업이라는 프레임으로 저희 당을 포함해 프레임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주간브리핑에서 "광주와 전남 전체 판세를 조망해보면 이 지사에 대한 본선 승리 확신이 지역 민심 저변에 흐르고 있고,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등이 반영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이 지사가 과반을 확보해서 본선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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