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유승민·원희룡 "정치선언…누구도 공감하지 않아"
"中 공세적 외교는 자연스럽다"는 정의용엔 "韓 장관인가"
與 "통일의 실질적 첫걸음"…대선 경선후보들 "계승·발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은 "평화쇼"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 등에 대해선 함구한 채 '허상'만 좇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발전하는 대북 관련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는 지난 22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며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대번에 나오고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 굉장히 어렵게 되기 때문에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선언을 "정치선언"이라고 규정하며 "북한이 현재 9·19 남북 군사합의를 많이 위배하고 있는데, 제가 집권하면 9·19 합의에 대한 정확한 이행을 촉구하고 그래도 도발을 감행하면 재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북한 문제에 있어서의 대한민국 주도성 강화 △한미동맹과 북핵 대처 확장억제 강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와 통합한 다층 방어망 구축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등을 공약했다.
유승민 후보는 "(문 대통령이) 과연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의아하다"며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평화쇼, 남북협력을 되뇌다 국제사회에서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 종전선언을 내밀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문 정권에선 '안보'라는 단어가 실종됐다"고 직격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을 언급하면서다.
원 후보는 "국민의 안전은 뒷전인 '북한바라기'이고, 이 정도면 북한에 대한 구애를 넘어 집착"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의 대북정책은 대체로 확장억제력 강화, 북한 비핵화를 전제한 남북협력,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과의 협력과 소통의 문은 열어놓되, 중심을 남북 관계 개선보다 자강과 비핵화 합의 이행에 두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대북정책으로 남북 불간섭주의 천명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은 북한끼리 살고 우리는 우리끼리 산다"는 것을 공식화하겠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를 한반도에 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5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포의 핵균형을 구축해야 한다"며 "미국이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한국이 자체 핵무장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정 장관은 지난 22일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회에서 '중국의 공세적(assertive) 외교'에 대한 질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들은 국제사회의 다른 멤버들에게 중국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하며 "우리는 중국이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을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중국의 공세적 외교에 대해 '당연하다'며 '중국이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을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도대체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서 할 말인가"라고 따졌다.
양 대변인은 이날 "최소한 우방국의 공식 초청 대담회에서 내놓을 발언은 아니다"라며 "장관부터 이러니 한국이 북·중에 경도된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과 관련해 "통일을 이루는 길로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막혀있던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다시 한번 열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연설"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의지 표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대화의 장으로 다시 나올 것을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바람이 다시 불어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선 경선후보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문 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계승·발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굳이 정책에서 차별화할 생각도 없고, 차별화해야 할 것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지금 서해안에서 포격이 발생해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등 극단적 위험은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만 해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4년간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한 번도 없었다"며 "이것도 작은 평화이고, 이런 부분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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