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복권 "같은 판매점에서 같은 번호 나올 수 있다"
미국·이탈리아에서는 실제 조작사례 있어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지난 4일에 있었던 제 979회 동행복권 로또 1등 당첨 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판매점에서 자동 선택을 통한 로또 1등 당첨자 2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한 판매점에서 자동 1등이 2명 나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벼락 맞은 사람이 벼락을 또 맞느냐"고 말했다. 이어 "수동은 같은 번호를 여러 번 구입해 한 곳에서 1등이 많이 나오는 것이 말이 되지만 자동번호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로또 구매시간을 공개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외에서는 로또 전산 운영회사에서 생방송 당첨 번호 공개 후 인위적 조작으로 1등을 새로 생성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구매시간과 당첨자를 공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첨자 신원 공개가 우려된다면 구매 날짜라도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란에 대해 동행복권 관계자는 "게시글을 쓴 분은 처음이라 말하지만 과거에도 이미 있었던 일로 같은 판매점에서 같은 번호가 나오는 것은 확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설명했다.
로또 조작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7월 제918회 로또는 18명이 1등에 당첨되며 조작의혹이 불거졌다. 2013년 5월 제546회 로또는 30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는데 특히 동일한 판매점에서 10명의 중복 당첨자가 나온 것이 의혹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10명이 아닌 1명이 같은 번호를 똑같이 10번 표기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조작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5·6·7·8·9·10으로 6개의 연속된 숫자가 당첨번호로 추첨되는, 얼핏 보기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1등 당첨자만 20명이 나왔고 마지막 '파워볼' 숫자인 10번만 맞추지 못해 1등을 놓친 사람만 79명이었다. 남아공 파워볼 복권은 1~50 중 5개의 공을 추첨하고, 다른 세트에서 1~20까지의 공 중 1개의 공을 추첨해 1등을 결정한다. 연속되는 숫자 6개가 나온데다 총 100명 가까이 이런 숫자를 찍었다는 것도 의아해 조작 의혹이 제기되며 남아공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특별한 혐의점을 찾진 못했다. 일련의 숫자가 나오다보니, 조작 의혹이 제기될 법하지만 사실 그게 로또 확률이다. 일련번호도 다른 숫자 조합과 똑같은, 희박한 확률일 뿐이다.
미국, 복권협회 보안 담당자가 당첨번호 조작
미국에서는 실제로 조작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0년 11월 다주복권협회(Multi State Lottery Association)에서 보안담당 업무를 맡던 에디 팁턴 씨는 로또 당첨을 결정하는 컴퓨터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당첨번호를 사전에 조작했다. 그 후 로또를 구입하고 지인을 통해 당첨금을 대리 수령하는 방식으로 1등 상금인 132억 원을 챙기려 했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아이오와 법이 당첨자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복권 당첨금을 현금화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결국 실패로 끝났다.
2015년 미국 아이오와 지방법원은 팁턴 씨에게 10년 형을 선고했다. 그가 썼던 소프트웨어는 자동 파괴되며 증거를 남기지 않았지만, 그의 친구들이 팁턴 씨가 로또를 구매한 뒤 친구에게 전달했다는 증언 등 정황 증거를 통해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로또 추첨 방법에 따라 조작 가능성이 달라지진 않을까. 우리나라는 공 추첨 방식을 사용하는데, 일본,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비너스'라는 기계를 통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로또 숫자를 뽑는다. 추첨에 사용하는 공의 무게와 둘레는 오차범위 내로 관리한다.
미국은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100개가 넘는 복권상품이 존재하기에 한국처럼 비너스 기계를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컴퓨터를 이용해 추첨하는 복권도 많다. 앞서 팁턴 씨의 사례도 로또를 추첨하는 컴퓨터를 프로그램을 통해 조작한 사건이었다.
이탈리아, 아이들 매수해 공 추첨 조작
비너스 기계와 관련된 조작사건은 아니지만 1999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아날로그 추첨 방식의 복권에서 조작이 일어났다. 이 복권은 눈가리개를 한 아이들이 회전하는 드럼통 안에 있는 공들 중 5개를 뽑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한 이탈리아 갱단과 복권사업에 관련된 공무원들이 아이들을 매수해 조작된 공을 골라내는 훈련을 시켰다.
아이들은 가열된 공, 살짝 얼려진 공 혹은 눈가리개를 허술하게 매 특수한 광택이 된 공을 뽑는 방식으로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사기 행각을 지속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추첨에 동원되는 아이들이 복권사업 공무원들과 접점이 있다는 공통점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시작해 공무원3명을 비롯해 갱단의 멤버 여럿을 체포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오래 전의 공추첨 방식이어서 조작이 가능했던 것. 현재는 추첨볼의 무게와 재질 등을 엄격히 관리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조작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추첨에 앞서 경찰관 입회 속에 추첨볼을 검수한다. 조작이 일어날 수 없다"고 답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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