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수홍이냐"…'조국 과잉수사' 발언 역풍 맞는 홍준표

조채원 / 2021-09-17 11:43:53
野 지지자 중심으로 '조국수홍' 패러디, 비난 봇물
하태경·유승민·최재형 등 일제히 洪 발언 공격
洪 "검사시절 수사철학"이라면서도 "생각 바꾼다"
진중권 "민주당 역선택 노린 발언"이라며 진정성 의심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가 '과잉수사'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내 경쟁자들의 비판은 물론 온라인엔 '조국수홍' 등 홍 후보를 조롱하는 패러디가 난무했다. '조국수홍'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조국수호'라고 외쳤던 문구에 홍 후보 성을 넣어 만든 조롱성 단어다.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후보 첫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하태경 후보는 17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무야홍'이 아니라 '뭐야홍, 조국수홍' 된 거냐고 한다"며 "경쟁자 공격을 위해 공정의 가치마저 버렸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조국 수사 문제 있다, 과잉 수사다라고 한 것은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후보는 전날 경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홍 후보 발언을 겨냥해 "(조 전 장관 부인)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유죄 실형판결까지 나왔는데 과연 도륙이라고 생각하냐"며 "가장이 다 책임져야 한다는 건 경국대전에 나오는 법 의식"이라고 직격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이준석 대표와의 면담이 끝난 후 홍 후보의 '조국 과잉수사' 발언에 대해 "한 가족 전체를 구속하면 가계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 법이 관용을 베푸는 건 안다"며 "그런데 조 전 장관은 그런 관례나 관용을 베풀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건은 부인과 동생까지 모두 불법을 저지른 일"이라며 "이들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수사라니"라고 홍 후보를 때렸다.

최재형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후보가 조국 가족 수사가 과잉수사였다고 한 건 실언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가족 중 대표자만 구속한다 이런 논리는 적어도 조국 사건에 적용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야권 지지자 중심으로 번지는 '조국수홍' 비판을 의식한 듯 "본선을 고려해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양지해주시기 바란다"고 이해를 구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외연 확장의 일환이라는 항변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대선은 우리편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에 참가한다"며 "지금은 모든 국민을 감싸 안아야 하는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이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닌 "검사시절 수사 철학"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도 내놨다. 그는 전날 TV토론이 끝난 후 "정권을 안정시키는 것도 검찰총장의 책무라고 하면서 조국수사는 문재인 정권 안정을 위해 한 것이라고 윤 후보가 자기 지인에게 고백했다"며 "조국 수사는 전가족 몰살 사건"이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이 지금도 조국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국민 정서가 그렇다면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TV토론이 끝난 뒤 후폭풍이 심상치 않자 3시간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일각에선 홍 후보의 '조국 과잉수사' 발언이 여권의 역선택을 부추기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홍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홍 후보는 조국사태 당시 윤석열 잘 한다고 화이팅 외치시던 분"이라며 "그 귀한 말씀은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하셨어야지, 그럼 최소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국 사태 당시 홍준표의 수사철학은 이랬다"며 과거 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기사에는 홍 후보가 2019년 9월 전방위로 진행 중인 조국 수사와 관련해 "지금 윤석열 검찰은 청와대, 여의도 어느 곳도 눈치 보지 않고 검찰 본연의 모습대로 잘하고 있다. 그렇게 당당한 것이 검찰이다. 그렇게 해야 후세도 칭송하는 검찰이 된다"며 칭찬한 내용이 담겼다.

원희룡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홍 후보에게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 '도륙'했다고 하고, '고발 사주'인지 '제보 사주'인지 모르겠지만 민주당 측보다 더 내부공격에 열을 올린다"며 "역선택을 너무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도륙이라는 말은 조국 수사 당시부터 썼다"며 "역선택이 있다면 이재명이나 이낙연 후보와 대결해 최근에 제가 이길 수가 없다"고 받아쳤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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