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신속 허가 목표…WHO PQ·국가별 '긴급사용' 획득
3상에만 2027억 투입…2상 땐 중화항체 100% 형성·유도 8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예방백신이 임상 3상에 착수한 가운데, 첫 번째 국산 백신이 언제 나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백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전사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임상 3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국내·외에서 병행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중간 데이터를 확보, 보건당국으로부터 신속 허가를 받고 세계보건기구(WHO) 사전 적격성 평가(Pre-qualification·PQ)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 허가' 획득 준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16일 SK바이오사이언스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진 합성항원 백신 'GBP510'에 관한 한국 임상 시험을 넘어 글로벌 3상 진입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빠르면 이달 중 동유럽·동남아 등 해외에서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손잡고 각 국가별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해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목표시험대상자 수는 3990명이다. 이미 국내 대상자인 93명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첫 접종을 시작으로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경북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화여대 목동병원 등 14개 임상기관과 3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며 "개발이 끝나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임상대상자 3990명…韓 최초 '재조합 백신' 나오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GBP510'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됨은 물론 우리나라가 확보하는 최초의 재조합 백신이 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국내 접종에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얀센(미국) △화이자(미국) △모더나(미국) 등 모두 4가지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바이러스벡터 백신이고, 화이자·모더나는 RNA 백신이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반면 재조합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2상 1단계 결과 GBP510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100%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중화항체 유도 수준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 대비 5배에서 최대 8배가 넘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WHO와 영국 국립바이오의약품표준화연구소(NIBSC)가 확립한 국제 표준물질과 평가법으로 측정한 수치다.
빌게이츠, 소아장염·장티푸스 백신 이은 3번째 지원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최초로 지정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BP510은 전례 없는 글로벌 협력체의 지원 아래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된다.
GBP510의 개발 비용은 국제민간기구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가 지원한다. GBP510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 해온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는 최대 2억1370만 달러(한화 약 245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해왔다. 이 중 1억7300만 달러(약 2027억 원)가 임상 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빌 게이츠의 SK바이오사이언스 지원은 소아장염 백신과 장티푸스 백신에 이어 세 번째다.
GBP510에 적용된 합성항원 백신 플랫폼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장기 보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GBP510은 CEPI가 지난해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지원하고자 가동한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돼 개발이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수억 회 접종 물량이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인 경북 안동 L하우스는 백신 개발 즉시 연간 수억 회 물량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동 L하우스는 공장 내 9개 구역의 독립된 공간을 통해 여러 종류의 백신을 동시에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생산에도 GBP510 대량 생산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보건당국과 임상기관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협조 아래 성공적으로 임상 3상 피험자 투여를 시작하게 됐다"며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해 전 인류가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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