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확산…관련사 10개, 박영수·곽상도 연루

김광호 / 2021-09-16 10:31:34
'화천대유' 배당금 분산 위해 10여개사 운영 정황
野 곽상도 아들, 화천대유 7년 근무…朴 딸도 일해
이재명측 반격…"곽상도, 화천대유와 관계 해명해야"
국민의힘 대장동 TF 꾸려…"이재명과 유착 의혹 수사"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화천대유 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와 관련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화천대유가 배당금의 흐름을 분산하기 위해 천화동인 1~7호 외에도 지산겸·휘겸 등 총 10개 관련사를 거느렸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화천대유에는 국정농단 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등 거물급 자녀가 근무한 사실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시작된 불씨가 정치권과 사법계 등 전방위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지난 4월 23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 있는 공수처를 항의방문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는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관 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참여한 민간 시행사다. 출자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된 신생 업체인 화천대유는 최근 3년 동안 성남의뜰에서 577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는 주역 64괘에서 이름을 따온 10여 개의 관련사를 거느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인 등기부 등본상 지산겸·휘겸의 주소는 경기 성남시 서판교로로 돼 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와 사무실 호실까지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산겸·휘겸 사내이사가 화천대유, 천화동인 1호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화천대유가 통상 다양한 업종 등록 목적으로 5, 6개의 관련사를 설립하는 업계 관행보다 많은 10여 개의 회사를 설립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언론인 출신 김 씨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명은 404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화천대유가 수많은 관련사를 보유한 것이 4000여억 원에 이르는 배당금 흐름을 분산하기 위한 용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화천대유는 야당 유력 정치인과 특검 출신 법조인의 자녀가 근무한 것으로 밝혀져 채용 과정의 공정성 문제와 특혜 의혹 등에 대한 논란까지 증폭되고 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곽 의원 아들 곽모(32) 씨가 화천대유 도시개발팀에서 7년 간 근무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도시·부동산개발을 전공한 곽 씨는 올 초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 측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말단 직원으로 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 전 특검의 딸도 화천대유에 근무한 사실이 밝혀졌다. 박 전 특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소유주 김 씨의 부탁으로 회계사인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해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야당의 공세에 시달리던 이재명 후보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자신과 특수관계라며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한 업체에 오히려 야당 의원 아들이 근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야당 게이트'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재명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곽 의원이 '화천대유'와 무슨 관계인지 명쾌하게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화천대유'는 십수 년간 법조를 출입한 기자가 설립한 회사인데, 검사 출신 곽 의원의 아들이 무려 7년 동안 이 회사에 다녔다"며 "이것을 그저 단순한 우연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야당 실세 정치인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7년 동안 근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면 드러나지 않을 리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 측은 의혹을 공개 제기한 국민의힘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도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카드를 꺼내들며 이재명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재명 후보님께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하고 싶다"며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수사 당국이 이재명 후보와 화천대유 간 유착 의혹 등을 수사해야 마땅하다"며 "국민의힘에서도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이헌승 의원을 위원장으로 TF를 꾸려 실체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은혜 의원은 "공공 개발 이익은 공공으로 환수돼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회의에서 반드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돼야 하는 사안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장동 진상조사 TF' 소속인 이헌승, 박수영, 송석준, 김은혜 의원 등은 이날 오후 대장동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위, 행안위, 정무위를 중심으로 관련 증인들을 대거 증언대에 세울 방침이다.

▲ 국민의힘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소속 김은혜(오른쪽부터)·송석준·박수영·이헌승·김형동 의원 등이 16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여야가 모두 얽힌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로 한방씩 주고받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의혹의 핵심은 개발이익 중 수백억이 특정 신생업체로 흘러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수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드러난 정황으로 볼때는 개발 특혜 의혹이 국민들에게 더 박탈감을 줄 만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자녀 채용 의혹보다는 특혜 의혹 사안이 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본선 직행을 눈앞에 둔 이재명 후보로선 하루빨리 혐의를 벗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서는 한편 곽 의원 의혹에 대한 공세에도 열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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