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백의종군" 후보직 중도 사퇴…요동치는 與 경선

김광호 / 2021-09-13 16:35:45
누적 득표 4%대…"어떤 역할 상정하고 있지는 않아"
호남 경선 앞두고 丁 지지표 어디로 가느냐 중대 변수
이재명 "丁, 오늘의 나를 만든 분"…인연 들어 구애
호남 출신 이낙연이 최대 수혜자 될 수 있단 전망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대선 경선 참여 중단을 선언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전날까지 집계된 경선 결과에서 추미애 후보에 밀려 4위를 기록하자 완주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 경선 승부처인 호남 순회 경선(25~26일)을 앞두고 정 전 총리가 급작스럽게 이탈하면서 경선 판세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 전 총리 측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재명, 이낙연 등 각 후보 진영의 구애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달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부 없는 교육개혁' 공약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1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89일 만이다.

예비경선을 거쳐 6명의 후보가 본경선을 시작한 이후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정 전 총리가 처음이다. 그는 전날 저녁과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거취 여부를 논의한 결과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정 전 총리는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며 "함께 뛰던 동료들께 응원을, 저를 돕던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지 순회경선을 하면서 (사퇴를) 고심해 왔으며 오늘 캠프 의원들과 장시간 토론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어떤 역할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발표된 누적 득표율에서 4.27%(2만3731표)를 득표했다. 그가 탄탄한 조직세를 바탕으로 여권의 '빅3' 후보로 불렸던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추 후보(11.35%)에게 3위 자리를 내어주면서 추격 의지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의 사퇴로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는 기존 6인 후보 체제에서 5인 체제로 재편되면서 가변성이 커졌다. 정 전 총리에게 갔던 지지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경선이 요동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이재명·이낙연 후보 셈법도 복잡해졌다. 호남을 기반에 둔 정 전 총리 지지표 흡수를 어느 쪽에서 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 투표 없이 50%를 넘어 본선으로 바로 가려는 이재명 후보와 결선에 올라가 반전을 노리는 이낙연 후보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후보 측은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은 데 대해 '좋은 신호'로 풀이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정 전 총리와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오늘의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만든 것은 사실 정세균 후보"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광주·전남 지역공약 발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후보는 2008~2010년 당대표를 하실 때 제가 상근 부대변인 직책으로 모시던 분"이라며 "당의 중심을 잡아주시고 정권 재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주고 지도자 역할을 계속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경선 초반부터 정 전 총리와 '반이재명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된 이낙연 후보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위적인 단일화가 아닌 정 전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로, 이낙연 후보로의 결집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정 후보의 사퇴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호남 민심도 본선에서 이길 후보 이낙연에게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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