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 공격하며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맞불
송영길 "삼류 정치소설" vs 이준석 "朴 공모 밝혀야"
검찰개입 빠른 규명 필요…국정원 배후설 의견 갈려 더불어민주당은 '고발 사주' 의혹이 제기되자 '윤석열 게이트'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검찰총장 재직시 측근을 통해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며 '검찰 사유화', '총선 개입'이라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으로 맞불을 놨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와 만난 점을 들어 공모 의혹을 부채질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여야 간 '윤석열 게이트냐, 박지원 게이트냐'는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검찰이 고발장 작성과 전달에 개입했는지와 윤 후보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가 이번 의혹의 핵심으로 본다.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하 검사)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이에 오간 것으로 보이는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고 윤 후보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박 원장의 대선 개입 여부가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손 검사와 윤 후보 관계가 윤 후보가 '고발 사주'에 관여했다는 정황이라면 제보자와 현직 국정원장의 관계 역시 합리적 의심 대상이라는 논리다.
국민의힘이 박 원장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붓는 이유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은 하루빨리 조성은씨와 공모 의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해명이 불충분하면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회의후 기자들에게 "8월 11일 (두 사람의) 회동 전후로 캡처가 이뤄진 정황 등, 국정원장이 모종의 코칭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며 "정보위원회를 통해서든 국정원장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대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제보한 당사자가 국정원장과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점이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윤 후보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조 씨의 전날 '우리 원장님' 발언이 '박지원 배후설'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유력 대선 주자와 당이 얽혀있는 사안의 본질을 가리고 국면 전환하기 위한 프레임 짜기에 돌입했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에서 국민의힘이 조 씨와 박 원장의 공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국기문란 공작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 공세에 혈안"이라며 "삼류 정치소설"이라고 성토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은 본질이 아닌 박 원장, 제보자 만남을 시비걸지 말라"며 "이 고발장을 손 검사가 작성했는지, 담당검사 누구와 모의했는지, 윤 전 총장의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공당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국정원장을 끌어들인 물타기는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라며 "박 원장이 왜 갑자기 식사 자리에서 튀어나와서 공작을 하느냐, 공수처 수사부터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국민의힘 경선 뿐 아니라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까지 정쟁으로 몰고 갈 태풍으로 커지고 있다. 여야가 이 사안을 두고 정치 공방을 계속하면 9월 국회는 민생 법안 심사와 협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 수사 기관이 사건의 핵심인 검찰의 고발장 작성 여부에 대한 결론을 조속히 내 정쟁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사상 유례 없는, '검풍(檢風)' 의혹이라는 중대 사항을 여야가 프레임 전쟁으로만 이끌고 가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로 빠른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사건의 본질이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했거나 개입했는지 여부라는 점에서 "윤 후보 측이 고발장을 다짜고짜 괴문서라고 규정하거나 제보자에 대한 공세를 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자신들이 아는 범위에서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여권도 검찰 개입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사안을 정쟁으로 끌고 가 대선 정국의 블랙홀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박 원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여야 정치권에 발이 넓은 인사인 제보자를 국정원장이라는 예민한 지위를 가진 이가 개인적으로 만났다는 점은 대선개입이라는 의혹을 살 만 하다"고 꼬집었다. 엄 소장은 "공수처는 여야 형평성 차원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박지원 배후설 두 건의 진위를 빠르게 밝혀야한다"며 "최소한 중립성 논란을 빚었다는 측면에서 박 원장은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당의 '박지원 게이트' 프레임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조씨가 박 원장을 정치적 멘토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시점(8월 11일 만남)은 그거(뉴스버스 보도 시점 관련)를 상의했을 시점이라고 저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7월 초에 이미 파일이 넘겨졌고 박 원장이 텔레그램을 만들거나 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박 원장이 개입했다는 공작으로 프레임을 짜서 가는 건 무리"라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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