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적용…尹 정조준 수사
윤석열 "입건하라 하십시요"…의혹 부인
野 허은아 "가정·추측 근거한 속전속결 입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수처의 칼끝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로서 야권 지지율 선두인 윤 전 총장이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수사 대상에 올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윤 후보를 어제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혐의는 4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전했다.
공수처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관련 범죄라는 판단 하에 함께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법 3조는 직접 수사 할 수 있는 혐의뿐 아니라 관련된 범죄도 공수처에서 수사·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하 검사)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압수수색한 뒤 손 검사만 입건했다고 밝혔다. 손 검사는 윤 후보와 같은 4개 혐의로 자택,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았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국민 시그널 면접'을 마친 후 공수처의 입건 조치에 대한 생각을 묻자 "입건하라 하십시오"라며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윤 후보는 이날 면접에서도 고발사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국민면접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사주라는 게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한테,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백 수십 명 정당을 '사주'했다는 것 자체가 공작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손 검사와 김 의원 간에 파일이 오간 것은 언론 보도를 볼 때 사실로 보인다'는 지적에 윤 후보는 "자기들끼리 동기니까 통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론에서 본 고발장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반박했다. "저 자신이 이런 것을 전혀 보고받거나 알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손 검사도 보낸 사실이 없다고 하고 '손준성 보냄'이라는 것도 어떤 분은 '글꼴도 이상하다', '그 자체도 변형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다"며 조작 가능성을 의심했다.
윤 후보는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실명판결문을 준 것이 확인된다면 최소한 총장으로서 관리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사과 용의를 보였다. "그것(의혹)이 명확하게 확인된다고 하면 제가 당시 총장으로서, 손준성이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을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그는 관련 내용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윤 후보 입장이 '혐의가 있다'는 공수처와 전면 배치되는 만큼 이번 수사는 반년 남은 대선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야권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이 극심한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고발장 작성자와 제보자 뿐만 아니라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했는지, 김 의원이 당에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윤 후보가 손 검사와 결탁한 정황이 있는지 여부 모두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공수처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 윤 후보 혐의 입증을 위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논란에 휩싸인다면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인 여권에까지 타격이 미칠 수도 있다.
윤 후보와 손 검사, 손 검사와 김 의원, 김 의원과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연결돼있다는 의혹에서 어떤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느냐에 따라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지게 될 리스크도 달라진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김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당시 영장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불법 압수수색'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 피의자 입건을 두고 "현직 야당 의원에 대한 무자비하고 불법적인 압수수색도 모자라 제1야당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가정과 추측에 근거한 속전속결 입건을 밀어붙이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마치 죄가 이미 성립된 것처럼 온갖 죄목을 늘어놓은 공수처의 행태는 이 정권이 그토록 좋아하는 정치공작의 뻔한 패턴"이라며 "그 어떠한 정치 탄압과 야당 죽이기에도 국민의힘은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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