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이왕근 전 총장, '북핵통' 이도훈 등도 탑승
"정부정책 잘못됐다 보는 것"…문 대통령에 큰 부담
'文 복심' 윤건영 "별값이 똥값, 쪽팔리는 짓" 험구 문재인 정부에서 일했던 외교·안보·국방 분야 핵심 인사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몰려가고 있다. '북핵통'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가 지난달 윤 전 총장 대선 캠프에 들어간 건 상징적이다.
특히 최근 군 최고위 지휘관 출신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건 문재인 대통령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문의 남자들이 윤의 품에 안겼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한 예비역 장성들이 합치면 '15성'에 달할 정도다.
더불어민주당 친문 핵심 의원이 발끈한 것은 그만큼 '아프다'는 반응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의원은 2일 "별값이 똥값 됐다"이라며 장군들의 캠프행을 비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최병혁 대장(예비역)과 해병대 사령관을 지낸 전진구 중장(예비역)이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과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을 제외한 각 군의 최고사령관 출신이 윤 전 총장 캠프에 집결한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최 대장은 캠프 내 미래국방혁신4.0특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전 중장은 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발족한 미래국방혁신4.0특위는 군사·국방 분야 정책 강화와 개혁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김 전 총장과 이 전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네 장성의 별을 합치면 15개다. 이들은 특위를 이끌며 윤 전 총장 캠프 국방정책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육사41기인 최병혁 대장은 지난 2019년 4월 17일 문 대통령이 임명한 두 번째 연합사 부사령관이다. 연합사 부사령관은 연합사의 한국군 최고 지위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첫번째 연합사 부사령관인 김병주 대장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 3호로 비례대표 2번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만큼 여권 내 위상이 높은 자리다. 최 대장은 지난해 9월 23일까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재직하고 전역했다.
해사39기인 전진구 중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 전인 2017년 4월 10일 제34대 해병대 사령관에 임명됐다. 그는 2019년 4월 12일까지 재직 후 전역했다. 사령관 재직 임기(2년)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 기간이다. 현 정권의 첫번째 해병대 사령관인 셈이다.
캠프 관계자는 최 대장과 전 중장이 합류한 이유에 대해 "두 분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안보 정책이 군 전력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와해하려 하고 있다고까지 보는 최 대장이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윤 전 총장과 뜻을 모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5일 비전발표회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일에 있어 북한의 눈치를 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전 총장과 이 전 총장도 캠프 합류 전인 지난달 18일 윤 전 총장과 만나 "현 정부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너무 소홀하게 다뤄지고 군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는 등 안보에 적신호가 커졌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훈 전 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캠프 총괄실장을 맡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10일 자문단 발표 후 기자들에게 "이 전 본부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완성하기 위해 우리 외교의 헝클어진 모습을 정상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외교 무능을 질타하고 부각하는 카드인 것이다.
현 정권 출신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속속 반문(反文) 진영 중심인 윤 전 총장 캠프에 모이는 현상은 문 대통령에겐 더없이 곤혹스러운 일이다. 특히 최 대장과 전 중장은 문 대통령이 임명했거나 대부분 임기를 함께 한 군 최고 지휘자들인 만큼 현 정부의 '안보관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윤 전 총장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기자에게 "현 정부의 안보나 대북관계·한미동맹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지금 정책이 상당히 위험도 높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 초반임에도,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들이 야권 후보의 캠프에 몸을 담기로 한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더 많은 관련 인사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직 장성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몸담는 것에 대해 "참 쪽팔리는 일로 속되게 말해 별값이 똥값 됐다"고 쏘아붙였다. 격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표현이다.
이어 "민주당 정부에서 과실이란 과실은 다 따먹었던 분들이 그럴 일은 없지만 혹시 어떤 자리를 바라고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면 장군답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신의나 이런 진지한 얘기는 다 접어두고 별까지 다신 분들이 하는 모습들이 참 쪽팔린다"고 험한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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