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유승민·최재형 등 찬성 입장 밝혀
권익위 조사 실현가능성 의문…私人 이면 대상 제외
국민 요구 수준 높아져…자발적 검증 가능성에 무게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30일 개막됐다. 이날과 31일 이틀 간 공식 후보 등록이 신호탄이다. 오는 11월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까지 약 2개월간 여정이 이어진다.
문재인 정권에서 민심 이반이 가장 큰 분야는 부동산이다. 윤희숙 의원 사퇴가 이슈화되고 있는 것도 부동산 문제 탓이다. 그런 만큼 대선 무대에서도 부동산은 뜨거운 이슈로 꼽힌다. 야권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검증'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대권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10년간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재산 변동 내역을 전면 공개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후보 등록에 맞추어 당은 물론 모든 국민께서 저와 가족들의 재산을 완전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시 주택 1채 등 지난해 기준 19억6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0년 동안 본인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부동산(건물)으로 집계된 금액은 10억97997만 원으로, 원 전 지사 배우자가 2014년 7억5000만원에 매입한 제주시 아라이동 소재 주택에 해당한다. 원 전 지사 부모가 소유한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건물과 과수원 등이 함께 공개됐다.
원 전 지사는 대권주자의 '부동산 검증'에 적극 찬성했다. 어떤 기관에 의한 조사든, 수사든 다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 의원 12명에 대한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통보한 지난 23일 모든 대권주자의 부동산 검증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도 부동산 관련 전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권익위 조사 내역이 국민적 요구에 부합할 것인가와 권익위 조사의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원 전 지사가 지적한 것처럼 권익위 조사의 경우 직계존비속은 거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금, 유가증권, 소득 등은 조사 대상이 아니다.
모든 대권주자가 권익위 조사로 '부동산 검증'을 받겠다고 나선다 해도 걸림돌은 남아있다. 권익위의 조사 대상은 공직자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 후보 가운데 공직을 퇴임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유 전 의원 등은 공직자가 아닌 사인(私人)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사인은 아무리 당사자가 자발적인 동의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권익위가) 법적 근거 없이 조사할 수는 없다"며 "제도적으로 법을 손질하거나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선 정국에서 부동산 문제가 핵심 쟁점인 만큼 원 전 지사를 마중물로 대권 주자들의 '재산 내역 셀프 공개'가 시작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관련 자발적인 검증을 통과한 후보는 당내 경쟁 뿐 아니라 상대 당의 공세에서도 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평가할 때 부동산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법적인 공직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공당의, 그것도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돼있는 만큼 국민들이 원하는 도의적·정치적 요구에 응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 전 지사가 이미 공개한 터라 여야 상관없이 부동산 문제를 셀프 검증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부동산 검증이 어떤 주자에게 유불리로 작용할지는 전혀 판단이 없다"며 "그것이 국민 판단에 도움된다면 선관위에서 논의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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