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20대 남성)의 '환승' 흐름이 두드러진다. 윤석열에서 홍준표로 표심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6일 나온 리얼미터의 '8월 4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후보별 지지율은 윤석열 21.6%, 홍준표 21.2%로 딱 붙었다. 한 달 전 조사에서는 윤 후보 27.9%, 홍 후보 13.9%였다.
같은 기간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20대 남성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후보 지지를 철회한 이대남 대다수가 홍 후보로 '환승'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표심은 남녀가 확연히 갈린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범보수·야권 주자에 대한 이대남의 지지율은 65.8%에 달했다. 반면 '이대녀'(20대 여성)는 범진보·여권 주자에게 61.4%의 지지를 보냈다.
이대남의 표심은 왜 보수·야권 후보로 쏠리며, 또 왜 윤석열에서 홍준표로 이동하는 것일까. 우선 취업 등 '기회의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역차별의 피해의식이 크다는 분석이다. 각종 여성혜택 정책들에 대한 반감, 페니미즘에 대한 거부감은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이런 갈증과 답답함을 해소해줄 적임자로 윤석열 보다 홍준표를 선택하는 이대남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UPI뉴스는 그들의 정서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한달새 지지후보를 윤석열에서 홍준표로 바꾼 이대남 3인을 만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페미니즘 청산, 공정의 가치를 바로 세울 후보를 대통령으로 원한다고 말했다.
"윤석열로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김 모(29) 씨는 사회 초년생으로 한 대기업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내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뽑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비전발표회 이후 확실히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 씨는 "코로나 취약층에게 지원금 주고 보육과 교육을 국가가 모두 책임지는 것도 모자라 복지시스템 강화도 하겠다고 한다"라며 "윤석열 후보의 정책이 현실성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폭력에 단호히 대처한다는데 그럼 남성 폭력은 무르게 대처하겠다는 건가?"라며 "내가 민주당에 돌아선 이유가 여성우대정책 때문인데 그들과 비슷한 스탠스라면 왜 이 사람을 뽑아주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모(27) 씨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다. 그는 이준석이 당 대표 선거에 나왔을 때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고 기존에는 윤 후보를 지지했지만 8월 중순 즈음부터 홍 후보로 갈아탔다.
박 씨는 "이준석과 윤석열 갈등이 시작이었다. 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토론 못하겠다고 당 대표 들이받았다는 후보는 윤석열이 처음인 것 같다"라며 "토론 못하기로 유명했던 박근혜나 문재인도 엉망으로 할지언정 토론은 참여했는데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그런 짓을 한 것이겠냐"고 말했다.
이어 "난 '공정'이란 가치를 대변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며 "자기가 하기 싫다고 정해놓은 룰과 일정에 훼방놓는 사람은 공정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유 모(29) 씨는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권고사직 당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그는 "입당 전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질 않나, 주 120시간 근무를 버젓이 말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는데, 후보 캠프에 페미 성향의 인물들이 들어오고 있다는 말까지 듣자 지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대통령은 적폐청산 외에도 페미니즘 청산을 할 사람이면 좋겠는데 윤 후보는 오히려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했다.
윤석열에 대한 실망이 홍준표 지지로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홍준표 후보 지지이유는 '윤석열에 대한 실망, 이준석과의 좋은 관계'였다.
김 씨는 홍 후보에 대해 "윤 후보와 달리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도 좋았지만, 특히 이준석처럼 친페미 정책을 단 하나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지지이유를 밝혔다. 이어 "적폐청산은 검사 출신 홍 후보도 잘할 수 있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박 씨는 "윤석열은 자신이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 적임자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입당 후 행보와 점점 불거지는 가족 관련 문제들을 보면 공정과는 거리가 먼 후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준표의 도덕성은 윤석열, 이재명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며 "반페미 정책도 특별히 발표한 것은 없지만 이준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유 씨는 "홍준표가 막말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는 윤석열도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홍 후보의 막말들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맞는 말인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후보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홍 후보 측에서 친페미적 모습을 보인 것이 없고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을 지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홍준표로 정권교체가 가능할까?
윤석열에서 홍준표로 환승했지만 이들도 결국 궁극적인 소망은 정권교체다. 많은이들이 홍 후보가 중도확장성이 낮아 대선에 나가면 정권교체가 힘들 것으로 보지만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 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백신문제가 계속 되면서 예전과 달리 주위에 문재인 욕밖에 없다"며 "야당 후보가 누가 나오든 정권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윤 후보의 가족비리수사가 본격화하면 그의 공정 이미지가 계속 훼손돼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씨는 "노년층들은 누가 나와도 보수당 찍는 사람들 아니냐"며 "공정과 도덕성이라는 키워드로 2030표심 공략에 성공하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씨는 "지난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매력적인 후보라 이긴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너무 싫은 51%의 미국인들이 그를 뽑아준 것처럼 내년 대선도 문재인이 너무 싫은 과반의 국민들이 야당후보를 뽑아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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