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협력' 아프간인 378명, 12시간 비행 끝에 인천공항 도착

권라영 / 2021-08-26 18:02:12
단기방문 비자로 입국 후 장기체류 비자 발급
김부겸 "도의적 책임 감안해 국내 이송 결정"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78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및 가족들이 탑승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착륙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이 탄 군 수송기(KC-330)는 26일 새벽 4시 53분(한국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떠나 약 12시간 만인 오후 4시 2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당초 우리 군 수송기를 타고 아프간 카불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한 아프간인들은 391명이었다. 13명은 아직 이슬라마바드에 남아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다른 수송기를 타고 입국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이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은 단기방문(C-3) 도착비자로 입국한 뒤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 비자를 발급받는다.

이들이 급박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또는 음성 증명서 없이 국내에 오게 된 점을 고려해 정부는 입국 시 PCR 검사를 실시한다. 음성으로 확인되더라도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격리하면서 두 차례 더 검사를 받게 된다.

법무부는 이들이 인재개발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혀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임시생활 단계가 끝나면 취업이 자유로운 체류자격(F-2) 비자로 변경해 자립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테러조직 관련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들을 채용할 당시부터 신원 조회를 거쳤으며,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간 함께 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국 전에도 우방국과 협조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후로도 확인 작업을 할 예정이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이분들은 모두 우리 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병원, 한국직업훈련원, 한국 기지에서 함께 근무했던 분들"이라며 "우리와 함께 일했다는 사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른 체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아울러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했던 선진국들도 이미 함께 일한 조력자들을 피신시켰다"라며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SNS를 통해 "우리 정부와 일했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는 동료의 구조요청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선진국으로서의 위상,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감안해 이분들의 국내 이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천군민들을 향해 "작년 초 우한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것에 이어 이번에도 정부가 큰 신세를 지게 됐다"면서 "특별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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