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끼워 맞추기식 조사로 野 의원 흠집"
사퇴절차 본회의 가결 혹은 의장 허가 얻어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선주자인 그는 경선 참여 포기도 선언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의원 전수조사에서 부동산 투기 및 위법 의혹 명단에 포함된 것이 사퇴 결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우리 국민의힘이 강건하고 단단한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길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3일 권익위가 국민의힘에 통보한 부동산 관련 법령 위반 의혹 의원 12명에 포함됐다. 권익위는 윤 의원 부친이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12명 중 윤 의원을 포함한 6명은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이준석 대표는 "해당 부동산이 본인(윤 의원)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소명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사퇴의 뜻을 밝히면서도 권익위 조사를 '끼워맞추기 조사'로 규정하며 의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되가는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의원직 사퇴결심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치열하게 싸워 온 제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과 저를 성원해주신 당원들에 보답하는 길이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는 하지만 윤 의원이 국회의원직에서 마음대로 물러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사직은 회기 중에는 본회의에서 의결로 '허가'된다. 재적의원이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결정된다. 폐회 중일 때는 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본회의에서 부결되거나 의장이 허가하지 않으면 사직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셈이다.
당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윤 의원의 사퇴가 본회의에서 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이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이유다.
먼저 당 지도부가 윤 의원의 사퇴를 적극 만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권의 유일한 여성 대선 후보로 나선 윤 의원은 당내 경제전문가로서 정책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기자회견 후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중도하차는 만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권익위 조사 결과에 대해 "최소한의 구성 요건이 안되거나 의원이 행위 주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좌로 엮은 것을 보고 야만적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석 수 문제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04명이다. 지역구 의원인 윤 의원(서초갑)이 자진 사퇴할 경우 국민의힘은 의석을 잃게 된다. 의원 5명에 탈당 요구, 한무경 의원에게 제명 조치가 이뤄진만큼 윤 의원이 사퇴한다면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101석)을 지키기 쉽지 않게 된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지도부에서 소명됐음에도 사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정치인의 도덕성이 높아져야 하고 그것이 내가 대선에 출마한 가장 큰 이유"라며 "제 자신의 일은 아니지만 좋은 정치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사퇴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구에는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충정을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사퇴에 대한 본회의 표결도 "민주당이 즐겁게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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